이번주 당권 거취표명…이래도 저래도 부담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새누리당의 전당대회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친박(친박근혜)의 좌장인 최경환 의원이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최 의원은 총선백서 발간과 의원총회가 끝나는 이번 주 중 당권 도전 여부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지만,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정치적인 부담감을 안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4일까지 새누리당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로는 비박(비박근혜) 김용태 의원과 친박의 이주영 의원이 있다. 여기에 비박에서는 정병국ㆍ이혜훈 의원과 친박에서는 이정현ㆍ홍문종 의원들이 출마를 고심하고 있거나 선언 날짜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출마 채비를 서두르는 당권 주자들을 바라보는 친박은 사정이 복잡해지고 있다. 좌장인 최 의원이 출마와 관련해 명확한 의사를 밝히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최 의원의 장고는 당내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당은 곧 4ㆍ13 총선의 패배의 원인과 극복방안이 담길 '총선백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총선백서의 발간을 두고 친박과 비박은 지금껏 신경전을 이어 왔다. 쟁점은 총선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김무성 전 대표와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 최 의원 등 당 지도급 인사들의 책임 범위와 내용을 따지는 것이다. 총선백서의 내용에 따라 최 의원에 대한 총선 패배 책임론이 나올 수 있다.
이와 관련 3일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한 이주영 의원은 "백서는 나와야 한다"며 "총선 과정에서 계파 이익을 챙기면서 총선 패배 원인을 제공했던 분들이나, 앞으로 당의 통합을 이루는 데 문제를 제기하는 인사들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묻는 당 운영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사실상 같은 계파로 출마를 고민하고 있는 최 의원을 비롯한 원유철 전 원내대표 등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하나의 변수는 차기 지도체제 결정의 의견을 모을 의원총회이다. 혁신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달 24일 1인2표 방식 단일경선에서 1위가 당대표, 차점자부터 최고위원이 되는 현재 집단지도체제 방식을 당대표-최고위원 분리선출로 바꾸고 당대표는 1인1표로 뽑는 방안을 마련했다. 새누리당은 오는 6일 의원총회를 열어 이와 관련된 토의에 나설 예정이다.
친박에서는 지도체제 개편을 불편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단일화를 예고하고 있는 비박에 비해 친박 후보들은 "중도사퇴는 없다"는 입장이 확고하기 때문이다. 1인1표 선거에서 복수의 후보가 나와 표가 분산되면 친박 당대표를 선출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결국 현행 지도체제가 유지되지 않으면 최 의원이 출마할 가능성도 낮아진다. 이와 관련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은 4일 "당 지도체제 개편안 관련 의원총회에 내용을 보고하고 의견을 들은 후, 추후 (비대위) 회의에서 결정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친박에게 지도체제개편안과 관련한 논의의 길을 열어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최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기에도 상황은 녹록치 않다. 최 의원의 불출마는 곧 총선 패배의 책임이 친박에 있다는 것을 인정했다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비박 후보가 당권을 잡게 된다면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 후본기와 맞물려 곧바로 레임덕이 시작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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