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이종구 꺾고 기획재정위원장 선출
법인세 인상에는 "김대중·노무현 정부서도 인하"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국회 기획재정위원장으로 선출된 조경태(4선ㆍ부산 사하을) 새누리당 의원은 15일 "우리 경기를 회복시키고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의 민생 법안 통과가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해 '헬조선'을 외치고, 어르신들은 마땅한 노후대책이 없어 노후절벽의 위험에 고통 받고 있다는 것이 조 위원장의 한국 경제 진단이다.
조 위원장은 이날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청년들이 마음껏 일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고, 젊은 시절 열심히 일하신 어르신들이 은퇴 후 걱정 없이 생활하실 수 있도록 정책을 마련하도록 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와 관련 최근 '청년창업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발의하기도 했다.
기재위는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을 소관부서로 갖고 있는 위원회로 국가의 예ㆍ결산과 기금을 심사하고 재정ㆍ경제 정책에 관한 국회의 의사결정기능을 실질적으로 수행 및 감독하는 권한을 가진 핵심 상임위로 꼽힌다. 조 위원장은 당내 경제통인 이혜훈ㆍ이종구 의원을 제치고 경선에서 깜짝 승리했다.
기재위는 현재 여당위원이 11명, 야당위원이 15명으로 구성된 여소야대 상임위이다. 특히 여당은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 김두관ㆍ김부겸ㆍ송영길ㆍ박영선ㆍ김성식 등 쟁쟁한 의원들을 상대해야 하는 어려움을 안고 있다. 조 위원장은 위원구성에 대해 "기재위원님들 면면을 보면 훌륭하신 분들이 많이 포진해 계시다"면서도 "경제 살리기에는 여야가 없다. 여소야대의 상황에 관계없이 끊임없는 협상과 타협을 통해 기재위를 균형 있게 잘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법인세 논란에 대해서는 김대중ㆍ노무현 정부에서도 법인세를 인하했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김대중 정부에서는 28%에서 27%로 법인세율이 인하됐고, 노무현 정부에선 27%에서 25%로 인하됐다"며 "그리고 이명박 정부에서 22%로 인하가 됐는데 지금 야당에선 25%로 다시 올리자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여소야대의 상황을 감안해 합리적으로 풀어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법인세율을 높였을 때와 낮췄을 때 효과가 서로 다를 수 있다"며 "여야 의원들이 머리를 맞대어 이 문제를 풀어나간다면 합당하고 현명한 공통분모가 나타나지 않을까 본다"고 말했다.
조 위원장은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추경 가능성이 제로가 된 것은 아닌 만큼 추가적인 검토를 거쳐 이달 말 하반기경제정책방향에서 최종 발표될 예정이니 조금 더 기다려 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경남 고성 출신인 조 위원장은 1996년 부산 사하에서 민주당 지구당위원장으로 정계에 입문했으며 고(故) 노무현 대통령 후보 정책보좌역을 지냈다.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부산 사하을에 당선된 뒤 18ㆍ19대 이어 20대까지 4차례 내리 당선됐다. 친노(친노무현)임에도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끝에 4ㆍ13 총선을 앞두고는 여당인 새누리당으로 전격 이적해 파란을 일으켰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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