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양계 산업이 발달된 국가인 볼리비아가 15일(현지시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의 닭 기부에 발끈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볼리비아 당국자들은 게이츠가 볼리비아에서 번성한 양계 산업에 대해 배울 필요가 있다며 닭 기부를 거절했다.
시저 코카리코 볼리비아 개발장관은 기자들에게 "(빌 게이츠는) 우리가 500년 전 정글에서처럼 생산하는 방법을 모르고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볼리비아 대해 말하는 것을 자제하고 우리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또 "게이츠가 볼리비아의 생산 능력을 바로 알아야만 한다"며 "우리는 생계 유지를 위한 닭이 필요 없다. 우리는 자존감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볼리비아는 중산층의 인구가 260만여명으로 추정되는 비교적 경제 성장을 이룬 국가 중 하나다. 10년 전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006년 1200달러에서 2015년 3119달러로 증가하는 등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볼리비아의 경제성장률이 3.8%로 남미 국가 중 최고 수준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게다가 볼리비아는 양계산업이 발달한 나라라는 점에서 게이츠 기부의 적절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볼리비아는 2009년 1억4660만마리의 닭을 생산한 이후 5년 만인 2014년 1억9360만마리로 생산능력이 급증했다. 이 중 3600만마리를 수출하는 닭 수출국가이기도 하다.
앞서 게이츠는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과 자선재단 '하이퍼 인터내셔널'이 손잡고 24개국에 닭 10만 마리를 보내기로 했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힌 바 있다. 지원 대상의 대부분은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국가지만 볼리비아도 포함돼있었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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