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연예기획사가 소속 연예인과의 계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면 해당 계약은 효력이 없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5부(임태혁 부장판사)는 T아이돌그룹 구성원 5명이 메니지먼트 전속계약을 맺었던 G사를 상대로 "계약이 무효임을 확인해달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13일 밝혔다.
T그룹 구성원들은 2014년 2~5월 계약기간을 5년으로 하는 전속계약을 G사와 체결하고 연예 활동을 시작했다. ▲매니지먼트 권한의 성실한 이행 ▲연예 활동을 위한 일체의 교육 실시 ▲연예활동 기획 및 제반 업무 수행 등을 조건으로 G사가 독점적 매니지먼트 권한을 행사하기로 하는 계약이었다.
이들은 이듬해 2월 '전속계약을 해지한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G사에 보냈다. G사가 연습실 사용료를 내지 않아 연습실에서 쫓겨나고 생활비도 지원받지 못했으며 노래 훈련과 연기 지도 또한 제대로 받지 못하는 등 계약이 이행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재판 과정에서 G사가 "최선을 다했음에도 T그룹 구성원들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주장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T그룹 구성원들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G사가 성실하게 업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고도의 신뢰관계를 기초로 체결되는 연예인 전속계약의 일반적 특성 등에 비춰보면, T그룹과 G사 사이의 신뢰관계가 심각하게 훼손돼 더 이상 계약의 구속력을 인정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설명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