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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그 후]태극기면 '불법광고물'도 OK?…보훈처 비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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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그 후]태극기면 '불법광고물'도 OK?…보훈처 비호 논란 롯데월드타워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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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불법광고물 논란을 빚은 롯데월드타워 대형태극기가 관련 기관의 비호ㆍ묵인을 받은 롯데물산 측의 '배짱'으로 한 달 더 존치되게 됐다.


8일 서울시,롯데물산,서울지방보훈청에 따르면, 서울보훈청은 지난 5월24일 서울시 건축기획과장에게 '2016년 호국보훈의달 계기 현수막 설치 등 협조'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내 "제2롯데월드 타워 외벽에 대형 태극기 및 '대한민국 만세' 앰블럼을 계속 유지하도록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문제는 이 대형 태극기가 불법 설치물이었다는 것이다. 롯데물산 측은 지난해 8월 초 롯데월드타워 외벽에 광복 70주년 기념을 명분으로 가로 36m, 세로 24m 짜리 초대형 태극기를 설치했다. 그러나 옥외광고물법ㆍ건축법상 서울시ㆍ지자체와 사전 협의 및 승인을 받지 않은 '불법 광고물'이었다. 게다가 민간 기업이 영리목적, 인지도 향상 등의 목적으로 국기를 이용하지 말 것을 명시한 국기 훈련 10조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롯데 측이 지난해 10월 통일로 내일로(작년 10월)', '도약! 대한민국'(올해 1월), '대한민국 만세!(3월)' 등의 문구를 차례대로 바꿔 달며 이른바 '나라사항 캠페인'을 펼치면서 하단에 롯데 엠블럼을 붙이면서 문제가 커졌다. 애매모호했던 '간접 광고물'이 엠블럼 부착으로 '직접 광고물'로 성격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 4월4일 시민단체 '위례시민연대'가 서울시ㆍ송파구에 불법 광고물이라며 철거를 촉구하고 나섰다.

서울시도 이를 수용해 같은달 15일 롯데물산에 공문을 보내 "허가(신고) 대상임에도 절차를 거치지 않았을 경우 정비하거나 관계법령에 의한 절차를 이행하라"며 사실상 철거를 촉구했다. 롯데물산도 처음엔 이를 인정해 5월 8일 우선 월드타워 외벽에서 롯데엠블럼을 지웠다. 바로 다음날인 9일에는 서울시에 "(태극기를 포함해) 월드타워 부착물을 5월 중 모두 철거하겠다"는 공문도 보냈다.


서울보훈청이 끼어든 것은 그 이후였다. 서울보훈청은 지난달 24일 서울시에 공문을 보내 "태극기와 '대한민국 만세!' 문구를 계속 유지하도록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전국적으로 태극기를 이용한 나라사랑 정신 함양 사업을 확산시키자"는 명분이었다.


법적 권한도 없는 서울보훈청이 국가 기관이라는 지위를 망각한 채 불법 광고물을 비호하고 나선 것이다. 특히 서울보훈청은 철거 유예 요청 공문을 서울시에 보내면서 동시에 이를 롯데물산 측에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보훈청 담당자들은 근거와 이유를 묻는 아시아경제의 취재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서울시도 당초 철거 방침에서 서울보훈청의 공문 접수 후 입장이 바뀐 채 불법 광고물을 묵인하고 있다. 서울시 건축기획과 관계자는 "일부 법 조항에 저촉되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면서도 "보훈처의 요청을 긍정적으로 반영해 자진 철거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직접 단속권을 행사해야 할 송파구도 묵인의 대열에 동참한 상태다.


롯데물산은 서울보훈청의 '비호'와 일부 극우 성향 시민단체들의 요청 등을 근거로 '배짱'을 부리고 있다. 당초 약속한 철거 시한(5월말)을 넘겨 이달 말까지 태극기와 '대한민국 만세!' 문구를 롯데월드타워 외벽에 그대로 두기로 방침을 정한 것이다. 특히 행정적 권한을 가진 서울시의 자진 철거 요청을 묵살한 채 법적 권한도 없는 서울보훈청의 공문 한장을 철거 유예 근거로 드는 등 무리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어차피 곧 철거하기는 할 것인데, 보훈처의 요청으로 이 달까지만 걸기로 한 것"이라며 "서울시나 송파구 어디에서도 철거하라는 요청을 직접 받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득형 위례시민연대 이사는 "롯데의 태극기 캠페인은 법과 행정지도를 무시한 기업의 태극기 이용 마케팅으로 기네스북에 오를 사건"이라며 "태극기가 영리 추구를 위한 홍보물의 수단으로 전락해 존엄성이 훼손된 사태에 대해 정부가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롯데월드타워 태극기 철거를 주장한 위례시민연대에 서울 지역 안보 관련 단체들이 집단으로 위협성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위례시민연대에 따르면, 지난 7일 이 단체 사무실 팩스로 '서울시 안보단체협의회 결의서'라는 제목의 문서가 도착했다. 재향군인회, 광복회, 상이군경회 등 10여개 단체 명의로 된 이 문서에서 서울시안보단체협의회는 "제2롯데월드 태극기 및 앰블럼을 호국보훈의달과 나라사랑 캠페인의 일환으로 상시 게시될 수 있도록 결의했으니 협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특히 첨부된 다른 문서에서는 서울시안보단체협의회 소속 각 단체들이 "서울시 및 관계기관과 롯데물산에 태극기 철거를 유예하도록 협조할 것이며, 제2롯데월드에 대한민국의 상징인 태극기 상시 게양이 반드시 성사되도록 모든 행동을 불사하기로 결의한다"는 문구와 각 단체 대표자들의 서명이 적혀 있었다.


이득형 이사는 이에 대해 "이같은 행동들이 오히려 태극기의 존엄성을 훼손하고 국격을 낮추는 일임을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며 "협박하는 것 같아 불쾌하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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