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치료 가능해져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악성뇌종양에 대한 표적 유전자가 발굴됐다.
국내 연구팀이 글로벌 협력연구를 통해 뇌종양 환자의 새로운 맞춤치료 가능성을 제시한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연구팀은 악성뇌종양의 일종인 교모세포종의 표준 치료 후 유전체 진화에 따른 치료 내성을 규명하기 위해 뇌종양 환자의 원발암-재발암 유전체 진화 패턴을 분석했다.
63%의 환자에서 암의 재발 후 종양의 유전형 타입이 변화됐다. 15%의 환자에서는 과돌연변이(hypermutation)가 발생했다. 11%의 환자에서는 추가적으로 LTBP4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발생하면서 환자의 예후가 나빠지는 것을 관찰했다.
LTBP4 유전자는 뇌종양 환자에서 형질전환증식인자β (TGF-β)에 결합해 세포의 자살과 조직의 섬유화를 촉진시키는 유전자를 말한다. 이번 실험으로 LTBP4 유전자가 재발성 뇌종양의 치료의 신규표적으로 입증됨에 따라 이를 타깃으로 하는 면역치료와 표적치료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 맞춤치료의 가능성을 높이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번 실험은 난치암연구사업단이 축적해 온 59명의 환자 데이터를 포함한 미국, 일본, 이탈리아의 114명의 데이터 공유를 통해 수행돼 신뢰성을 높였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선도형 특성화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삼성서울병원 난치암연구사업단 남도현 교수팀과 미국 콜롬비아 대학의 라울 라바단 (Raul Rabadan) 교수팀이 수행했다. 학술지 '네이처 제네틱스(Nature Genetics, 논문명:Clonal evolution of glioblastoma under therapy)'에 실렸다.
남도현 교수는 "이번 연구의 핵심은 한국과 미국 간의 활발한 연구 협력과 유전체 분석 데이터 공유를 통해 이루어낸 성과"라며 "앞으로 개인 유전체 정보를 이용한 맞춤형 치료를 실현하는데 중요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욱 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은 "이번 연구는 맞춤·정밀의료가 우선 실현될 가능성이 높은 암 질환에 적용될 대표적인 성과"라고 설명한 뒤 "이 같은 원천기술들이 지속적으로 발굴되도록 연구생태계를 조성하고 실제 임상 적용을 위한 정밀의료 서비스를 개발하는 등 연구개발(R&D) 지원에 힘쓸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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