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손현진 인턴기자] 법원이 한국의 첫 동성 결혼 신청을 각하하자 당사자인 김조광수(51), 김승환(32) 커플이 즉각 항소할 뜻을 밝혔다.
26일 오전 영화감독 김조광수와 김승환 레인보우팩토리 대표는 서울 통인동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뜻을 밝혔다. 이들은 이날 중 항소할 예정이다.
2013년 두 사람은 혼인신고서를 관할 구청에 제출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2014년 5월21일 부부의 날에 서울 서대문구청에 불수리 처분에 불복하는 소송을 냈다. 법원은 약 2년만인 25일 이에 대한 각하 결정을 내렸다.
김조광수 감독은 "불과 50년 전 미국에서는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결혼을 할 수 없었다. 20년 전 한국에서는 동성동본이란 이유로 결혼을 할 수 없었다"면서 "이제 대한민국 어느 누구도 동성동본은 결혼할 수 없다고 이야기하지 않고 있다. 인종이 달라 결혼하지 못하는 시절은 지났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시간이 지나면 대한민국에서는 몇 년 전 성별이 다르다는 이유로 혼인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하게 될 것이다. 그게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다"고 참담해 했다.
그는 "사법부가 용기를 내길 바란다. 사법부가 입법부에 떠넘기지 않고 최대한의 이해와 관용을 보여주길 바란다. 단지 성별이 같다는 이유로 결혼이란 제도에서 사람들을 배제하는 역사에 종지부를 찍어주실 것을 간절히 원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김조광수 김승환 커플과 변호인단, 인권단체 등은 "평등한 사랑을 위한 여정은 계속된다. 사법부는 응답하라"를 외치는 것으로 이날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김승환 대표는 "이제부터가 동성결혼 합법화를 위한 진짜 긴 싸움의 시작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서부지법(이태종법원장)은 김조광수 김승환 커플의 혼인신고서 불수리 처분 불복 소송에 각하 결정을 내리며 "헌법이나 민법 등 관련법에서 명문으로 혼인이 남녀 간의 결합이라고 규정하지는 않았지만 '혼인'은 '남녀의 애정을 바탕으로 하는 결합'이라고 해석된다"고 밝혔다.
손현진 인턴기자 free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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