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드러내기 패션 올여름 강풍…쇄골의 아름다움과 캐주얼한 유혹의 심리학
올여름을 달굴 패션아이템의 핵심으로, 전문가들은 오프숄더 패션을 꼽습니다. '어깨'를 드러내는 것이 왜 섹시하고 아름다운가. 그 심리학적 원인에 대해선 의견들이 다채롭지만, 그 패션의 선구자인 마릴린 먼로가 보여준 것처럼, 여성적인 신비감의 표현이라는 점에는 엄지척을 해줍니다. 무척이나 더울 것이라는 날씨도 오프숄더를 부추길 것입니다. 고고하고 연약한 여성의 이중성, 확고한 부정과 모호한 긍정을 동시에 지닌 신비한 유혹의 센서. 민어깨는 그런 본능적인 아름다움을 살려내는 기술이 아닐지요.
남자의 어깨는 등에서 솟은 것이지만
여자의 어깨는 가슴에서 솟은 것이다.
남자의 어깨는 높이지만
여자의 어깨는 깊이다.
그에게 어깨는 들어올리는 것이지만
그녀에게 어깨는 흘러내리는 것이다.
남자의 어깨는 움직이지 않는 아름다움이지만
여자의 어깨는 나부끼는 움직임의 아름다움이다.
남자의 어깨는 나무를 닮았지만
여자의 어깨는 나비를 닮았다.
남자의 어깨는 어깨 위의 무엇을 과시하고 있지만
여자의 어깨는 어깨 아래의 무엇을 유혹하고 있다.
어깨는 품격이며 정신이며 기분이다.
어깨는 하늘과 대면한 인간의 더할 나위 없는 고독과
살아야할 것을 살아내야 하는 자의 묵묵한 의지
그리고 견딜 수 없는 것들을 참는 쇳덩이 같은 인욕
그리고 한없이 무너지는 존재의 약함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못한 곳으로
타인을 끌어들이는 모성의 역설
어깨는 그런 풍경을 드러낸다.
어깨는 모든 말을 하고 있지만
어깨는 결국 아무 말도 하고 있지 않은
모호한 영혼의
영원한 옷걸이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자료는 폴 자크 에메 보드리의 '비너스의 화장', 영화 '두개의 연애'에서 발췌하였습니다.>
이상국 기자 isomi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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