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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면의 신④] 녹두와 닭무침이 식감 돋운 '꿀냉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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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3인의 기자 '입맛 습격대'- 남대문시장 속의 반백년 전통, 식혜맛 육수가 특징


[아시아경제 권성회 수습기자, 금보령 수습기자, 정동훈 수습기자]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안에 위치한 부원면옥은 다른 평양냉면집과는 다르게 눈에 확 띄지 않았다. 시장 속 작은 건물 2층에 있어 유심히 찾아본 뒤에야 도착할 수 있었다. 2층으로 향하는 계단을 오르자마자 한 직원이 녹두부침을 부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고소한 냄새가 식욕을 자극했다.



가게 안으로 들어간 시간은 오전 10시50분. 개점 시간인 11시보다 이른 시간이었지만 이미 몇몇 테이블에 손님들이 앉아 있었다. 4인용 식탁 12개가 있는 단출한 모습이었지만 50년이 훌쩍 넘은 역사를 드러내는 기품이 서려 있었다.

11시가 되자마자 주문을 받았다. 들어오면서 ‘저건 꼭 먹자’고 생각했던 녹두부침과 이 집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메뉴라는 닭무침을 시켰다. 녹두부침은 바삭바삭한 맛이 일품이었고 닭무침은 특유의 새콤달콤함이 극에 달했다.



정동훈 기자(이하 정): 장사할 줄 아는 집이야. 식당 문을 열기도 전에 녹두부침 냄새를 맡게 하잖아. 냉면이랑 같이 주문할 수밖에 없는 듯. 바삭한 식감도 재밌고 고기랑 녹두 비율도 좋아.

권성회 기자(이하 권): 거의 기름에 튀기듯이 부쳐서 바삭바삭한 게 정말 예술이야. 가격도 매우 저렴해서 부담도 없고. 대신 특별한 맛을 자랑하는 건 아닌 것 같아.


금보령 기자(이하 금): 이미 간도 되어 있는 거 같은데. 간장 없이 그냥 먹는 게 더 낫겠어. 여기 보면 녹두부침에 고춧가루도 좀 보이네. 그리고 기름진 건 많이 못 먹는데 크기가 좀 작아서 다 먹을 수 있겠어. 닭무침은 어때?


정: 닭고기의 백미는 역시 껍질 아냐? 이집 닭무침은 양념이 적당히 매콤한 게 껍질 맛을 제대로 살렸네. 양파랑 오이 같은 채소도 많이 들어가서 퍽퍽할 수 있는 부위도 촉촉하게 느껴졌어.


권: 닭껍질을 좋아하는 1인으로서 적극 찬성. 양념장, 겨자, 식초를 따로 준비해둬서 추가할 수 있는 게 또 하나의 포인트네. 개인적으로는 겨자와 식초를 살짝 더 첨가해서 먹는 게 더 맛있었던 것 같아.


금: 어디 보자. 닭무침 안에 양파, 오이, 무 등이 들어가는데 얘네가 매운맛을 좀 잡아주네. 아까 누가 채 썬 배가 느껴진다더니 배는 없고 무채네 무채. 근데 좀 시원한 느낌이 나서 단맛을 뺀 배처럼 볼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맵지 않고 매콤하게 맛있어서 한 접시 더 먹고 싶다.


녹두부침과 닭무침을 거의 비울 때 쯤, 주문한 물냉면 두 그릇과 곱빼기 한 그릇이 나왔다. 반으로 자른 달걀 고명과 돼지고기 고명이 입맛을 돋우었다. 물냉면 7000원, 곱빼기는 8500원이다. 다른 평양냉면 식당에 비해 3000원에서 5000원 정도 저렴하다. 식당 한쪽 벽면에는 서울 내 평양냉면 가격을 분석한 타사의 기사가 붙어 있었다. 만원을 훌쩍 넘는 다른 평양냉면 가격에 비해 부원면옥 냉면은 저렴하다는 식의 내용이 눈에 띄었다.



정: 돼지고기 육수라 그런지 다른 평양냉면 집 맛이랑은 확실히 다르네. 돼지고기 누린내가 없어서 목 넘김도 좋고. 다만 육수에서 단 맛이 많이 나서 아쉬워.


권: 돼지 사골을 푹 끓여 육수를 내고 여기에 감초 같은 재료를 더 넣는대. 돼지고기 특유의 비릿한 맛이 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깔끔해서 좋았어. 처음부터 느껴지는 단 맛은 신선했는데 약간 질리는 맛이기도 한 것 같아.


금: 감초 때문인가 단맛이 다른 가게에 비해 조금 진하긴 하네. 먹다가 달아서 여기 이 양념장 넣으니까 단맛이 좀 잡히고 또 다른 맛도 느껴지는데? 보니까 저기 저쪽 테이블이랑 옆에 앉으신 분들도 다 양념장 넣어서 드시네. 그리고 여긴 면이 진짜 탱글탱글하면서도 미끌미끌하달까. ‘평양냉면’하면 떠오르는 일반적인 면이랑은 좀 달라.


정: 찰기 있는 면을 좋아하는데 다른 식당들에 비해 면의 식감이 쫄깃했어. 하지만 면에 들어간 전분 비율이 높아서 단맛의 원인이 된 것 같아. 을밀대처럼 육수에서 ‘식혜’ 맛이 났어.


권: 메밀과 전분, 밀가루를 배합해 면을 뽑는다는데 메밀향이 꽤 짙어서 좋았어. 다른 곳보다 쫄깃한 맛도 매력적이었고. 대신 약간 미끄덩한 느낌이 있어서 식감이 썩 좋지는 않았어.


금: 너희들과 내 생각을 종합해보면 여긴 다른 평양냉면 가게와는 조금 다르다는 거겠지? 일반적인 평양냉면을 생각하고 온다면 별로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뭔가 독특한 맛과 식감이 매력적이네.

냉면을 먹고 일어날 때까지도 녹두부침 굽는 냄새가 코를 계속 자극했다. 기름 냄새가 전혀 질리지 않았다. ‘녹두부침 한 장만 더 주문할까’라는 유혹을 뿌리치고 자리에서 일어나니 어느 새 계단까지 손님들이 줄을 지어 서 있었다. 낮 12시가 채 되지 않은 시간이었다. 뜨거운 날씨 속에 시끌벅적한 남대문 시장을 지나가면서도 세 기자의 기분은 평화로웠다. 부원면옥의 달콤하면서도 깊은 육수와 쫄깃한 면발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기 때문이었을까.


*부원면옥 한줄평
권: 여름별미 평양냉면 중에서도 색다른 별미.
금: 평범한 평양냉면은 거부한다.
정: 시장서 즐기는 돼지육수 평양냉면.



권성회 수습기자 street@asiae.co.kr
금보령 수습기자 gold@asiae.co.kr
정동훈 수습기자 hoon2@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권성회 수습기자 street@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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