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4명 중 3명 “자녀 결혼자금 지원, 노후에 무리”

[아시아경제 강구귀 기자] 최근 5년간 우리나라 부모 4명 중 3명(75%)이 자녀 결혼자금 지원이 노후 생활에 무리가 된다고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는 12일 ‘부모-성인자녀 세대의 결혼비용 지출과 지원 실태와 인식’ 수준을 조사한 ‘자녀의 결혼, 부모의노후’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5년 내 자녀가 결혼한 부모 세대의 거의 모두(97%)가 자녀 결혼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녀가 모두 결혼한 부모의 경우, 결혼비용으로 실제 지원한 금액은 평균 1억2506만원(평균 자녀수 2.2명) 이었다.

이 금액은 부모가 모은 노후 자금의 55%에 해당한다. 자녀 결혼에 노후자금을 절반 이상 소진한 것이다. 이로 인해 자녀가 모두 결혼한 부모의 75%는 “자녀 결혼자금 지원으로 노후 생활에 무리가 간다”고 응답했다.

자녀의 결혼자금 지원을 위해 대부분 예적금(93%)을 활용했다. 이어 ▲퇴직금 활용(11%) ▲개인연금 보험 해약(5%) ▲거주주택 처분(5%) 이라는 응답도 있었다.

부모 10명 중 1명 이상(12%)이 자녀 결혼자금 지원을 위해 빚을 냈다. 미혼자녀를 둔 부모도 23%가 “필요하다면 빚을 내서라도 자녀 결혼자금을 도와줄 것”으로 응답했다.

삼성생명은 자녀 결혼자금으로 사용된 예적금이나 퇴직금, 개인연금 보험, 거주주택 등이 모두 노후 대비 자산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부모의 노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윤성은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은 “50~60대 부모의 경우, 과거에 비해 노후 기간이 2~3배연장될 것이 예상되는 만큼 자녀 결혼비용 지원과 규모에 대해 신중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구귀 기자 nin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