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서울중앙지검 가습기 살균제 특별수사팀은 10일 전날 소환한 신현우 전 옥시레킷벤키저(현 RB코리아·옥시) 대표(68)를 17시간 조사 끝에 돌려보냈다.
신 전 대표는 흡입 독성 등 유해성에 대한 충분한 검증 없이 원료물질을 대체한 가습기 살균제를 소비자들에게 내놓아 다수의 인명사고로 이어지게 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상)를 받고 있다.
검찰은 옥시 제품에 원료로 쓰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의 유해성 사전 인지 및 본사 관여 여부 등 제품 개발·출시 과정, 무해한 제품인 것처럼 허위 광고하고 소비자 민원 제기에도 판매를 지속한 경위 등을 추궁했다.
검찰은 지난달 1차 소환에 이은 두 차례 조사 내용을 검토해 이번주 중 신 전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검찰은 유해제품 제조·판매의 최종 책임자가 신 전 대표라고 보고 있다. 검찰이 파악한 원료물질 대체 시점이 회사 주인이 바뀌기 전인 2000년 10월인 탓이다.
일각에서는 영국 레킷벤키저로 인수되기 앞서 비용절감 차원에서 옥시가 흡입독성 실험을 생략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회계감사 결과에 따르면 옥시는 1999년, 2000년 판관비 가운데 0.7% 수준인 4억3000여만원을 연구개발에 들여오다 영국 레킷벤키저에 인수(2001년 3월)된 뒤엔 종전대비 5분의 3남짓인 2억5600여만원(0.4% 수준)을 썼다.
같은 기간 3개년 평균 115억5000여만원을 광고선전에 할애한 점을 감안하면 제품의 안전보다 홍보에 치중한 셈이다. 인수 전후 판관비 규모는 600억원 안팎으로 변동폭(1.9%)이 크지 않았지만 퇴직급여로만 예년보다 10억원 남짓 추가 지출이 이뤄졌다.
한편 검찰은 이날 옥시에 PHMG를 공급한 SK케미칼 직원 2명을 참고인으로 불러 공급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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