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수익의 41%가 중계수익…엄청난 자금력으로 해외시장 공략도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독일 프로축구 리그에 속한 FC아우크스부르크는 '중소구단'으로 성공사례를 쓰고 있다. 아우크스부르크는 1907년 작은 클럽으로 시작해 109년 간 성장했다. 2010~2012시즌 처음으로 1부리그에 진출했고 2015~2016시즌에는 구단 역사상 처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서 뛰었다.
자산 규모가 계속 늘고 있다. 미하엘 스트뢸 대표이사(32)는 "우리는 축구팀으로서 할 수 있는 많은 경험을 하고 있다. 최근 6년간 상승곡선을 그렸다. 올 시즌에는 최소 9000만 유로(약 1171억 원)까지 벌어들일 것"이라고 했다. 경기 중계가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 시즌 수익 5938만 유로(약 772억 원) 중 41%(2424만 유로ㆍ315억 원)가 중계수익이다.
아우크스부르크는 1부리그를 지키고 유로파리그에까지 진출하면서 경기수가 늘었고 중계가 많아지면서 수익도 늘었다. 팀 홍보에도 기여했다. 스트뢸 대표이사는 "팀이 자주 소개되면서 팬도 늘었다. 팬클럽 수는 2008년 스물여섯 개에서 2016년 일흔여덟 개로 늘었고 평균 관중도 2008년 1만7200명에서 2만9200명이 됐다"고 했다.
새 경기장 건립도 한몫했다. 아우크스부르크는 2009년 7월 WWK아레나를 건립하고 로제나우스타디온에서 WWK아레나로 홈구장을 옮겼다. WWK아레나를 짓는 데 4500만 유로(약 584억 원)를 썼다. 이후 수익 규모는 매년 늘고 있다.
경기가 열리는 날 아우크스부르크 구단에는 1840만 유로(약 238억 원)가 들어온다. 경기가 없는 날에도 관람, 호텔업, 이벤트 행사를 통해 2000만 유로(약 259억 원) 이상을 번다. 경기장 소유권을 보유해 임대료 지출이 없는 점이 장점이다. 스트뢸 대표이사는 "경기장은 우리가 100% 가까이 소유하며 자유롭게 쓴다. 분데스리가 평균 경기장 임대료는 경기당 450만 유로(약 60억원)지만 우리는 구장을 지을 때 빌려쓴 자금에 대해 이자만 내면 된다"고 했다.
아우크스부르크는 든든한 자금력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도 나선다. 한국의 대표선수 3인방 구자철(27), 지동원(25), 홍정호(27)를 영입하며 한국에 대해 크게 관심을 보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구자철은 구단 공식 인터뷰에서 "팀이 한국에 대해 관심이 굉장히 많다. 구단 사람들과 만나며 자주 느낀다. 한국으로 전지훈련이나 친선경기도 곧 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아우크스부르크의 성공은 K리그에 좋은 본보기다.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민구단들에게 특히 그렇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2012년 3월 1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을 만든 뒤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의석 인천 단장(47)은 27일 충남 안면도 리솜오션캐슬에서 열린 2016 프로스포츠 마케팅 워크숍에 참석해 질의응답에 참여하며 "아우크스부르크가 새 경기장을 짓고 더 큰 수익을 창출해낸 점이 대단하다"고 했다. 관심은 곧 학습으로 이어질 것이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