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벌게 해주겠다는 말에 속아 중국 지역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치료 위해 귀국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열일곱의 나이에 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말에 속아 중국 지역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간 하상숙(여·만88세) 할머니가 치료를 위해 한국 땅을 다시 밟는다.
여성가족부는 10일 오전 중 최근 낙상 사고로 중태에 빠진 하 할머니의 치료를 위해 할머니를 국내로 이송한다. 이송팀은 중앙대병원 의료진 4명과 여성가족부 담당자 2명 등 총 6명이며 하 할머니의 셋째딸과 손녀 가족 등 가족 2명이 보호자로 동반한다.
하 할머니는 17살, 중국 지역 위안부로 끌려가 고초를 겪은 뒤 광복 이후에도 돌아오지 못하고 방직공장에서 일하며 생계를 유지해왔다. 국적도 회복하지 못한 채 살아오다 일흔살이 다 돼서야 진짜 한국 사람이 됐다. 2003년부터 2005년까지 국내에서 거주하다 다시 중국으로 이주했다.
지난 3일 여가부는 하 할머니의 사고 소식을 듣고 국내 전문 의료진을 파견했다. 전문 의료진이 할머니의 건강상태를 확인한 결과 국내 이송이 가능하다는 소견을 받고 8일 긴급하게 결정을 내렸다. 중국에 남은 위안부 할머니는 하 할머니를 포함해 3명이다.
하 할머니는 침상에 누운 상태로 중국 허베이성 우한 동지병원에서 출발해 대한항공 항공편으로 귀국하며, 바로 앰뷸런스를 통해 이송돼 중앙대병원 응급실에 입원하게 된다.
여가부는 하 할머니에게 기초생활보장급여(월 최대 47만원)와 지자체 지원금(서울시 월 70만원), 환자 입원치료비 등을 추가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한편, 강은희 여가부 장관은 이날 오후 할머니가 도착하기 앞서 중앙대병원에서 대기하다 직접 할머니를 맞이하고, 할머니의 건강상태 등을 살필 예정이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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