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중국의 3월 외환보유고가 예상 밖의 깜짝 증가를 기록했다. 중국의 외환보유고 증가는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 만이다. 중국의 자본 유출이 진정되고 있다는 기대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3월 말 기준 외환보유고가 3조2130억달러로 집계됐다고 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2월 말보다 102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의 외환보유고가 3월에도 100억달러 가량 줄 것으로 예상했다.
외환보유고 깜짝 증가는 중국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줄고 위안화 약세가 진정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지난 1일 공개한 중국의 지난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8개월 만에 기준점 50을 넘으며 제조업 경기가 다시 확장 국면에 진입했음을 알렸다. 지난해 4.5% 하락하며 21년만에 가장 큰폭으로 떨어졌던 위안화도 올해 들어서는 0.3% 가량 가치가 올랐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최근의 달러 약세도 중국 외환보유고 증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달러 약세 때문에 유로 등 다른 통화가 강세를 보였고 이에 중국의 달러 외 외환보유고 자산 가치가 올랐다는 것이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이에 따른 외환보유고 증가분이 약 4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또 지난달 중국의 무역수지가 250억달러 흑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하며 이를 감안하면 실질적으로는 3월에도 약 600억달러의 자본유출이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600억달러라 해도 중국의 자본유출 우려는 진정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볼 수 있다.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지난해 12월 역대 최대인 1080억달러 감소를 기록했고 올해 1월에도 990억달러나 줄었다.
중국 당국이 시중 은행의 달러 환전을 제한하고 해외 송금에 대한 단속을 강화한 것도 자본유출을 진정시킨 배경으로 분석된다.
HSBC에서 외환 리서치 부문 대표를 맡고 있는 폴 마켈은 "옵션 시장에서는 최근 위안화 약세에 투자하는 수요가 상당히 줄었다"고 말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