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S "위안화 약세로 인한 외채 상환·위안화 예금 감소가 자본유출 원인"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중국의 자본유출을 꼭 투자자들의 중국 자산 매각과 연관지을 필요가 없다는 국제결제은행(BIS)의 분석 보고서가 나왔다.
BIS는 6일(현지시간) 공개한 분기 보고서에서 중국 자본유출의 가장 큰 원인으로 중국 기업들의 외채 상환을 지목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BIS는 중국의 자본유출에 대해 투자자들의 중국 자산 매각과 중국 기업들의 외채 상환이라는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지만 후자의 영향이 더 큰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또 역외 위안화 예금의 감소도 중국 자본유출의 원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BIS는 지난해 3분기 중국의 자본유출 규모를 1750억달러로 추산했다. 이 중 중국 기업들의 외채 상환과 위안화 예금 감소에 따른 자본 유출 규모가 총 1210억달러인 것으로 BIS는 파악했다.
세부적으로 BIS는 중국 기업들이 외채를 상환하면서 이뤄진 자본유출이 410억달러라고 분석했다. 중국 기업들은 중국 현지 은행들에 70억달러, 역외 은행들에 340억달러의 채권을 상환한 것으로 집계됐다. 위안화 약세 때문에 외채 상환 부담이 커진 중국 기업들이 달러 채권을 상환하면서 중국에서 자본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또 중국 본토 은행들에서 위안화 예금이 줄면서 이에 대응해 홍콩과 싱가포르의 은행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800억달러라고 파악했다.
BIS는 위안화 강세에 대한 믿음이 깨지면서 중국 기업과 개인들은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보유하고 있던 역외 위안화를 달러로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BIS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신현송 프린스턴대 교수는 "역외 위안화 예금 감소와 기업들의 외채 상환은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높은 금리와 위안화 강세를 노렸던 자금들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신 교수는 이같은 캐리 트레이성 자금이 빠지면서 중국 위안화가 하락 압력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BIS는 지난해 4분기에 역외 위안화 예금 감소와 기업들의 달러 채권 상환이 가속화됐다고 진단했다. 또 시장의 가격 변동을 살펴보면 중국 자본시장에 대한 압력이 지난해 하반기보다 올해 가 더 심해졌다고 분석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