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외국인들이 지난해 7년만에 일본 주식을 대규모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쿄증권거래소가 7일(현지시간) 공개한 2015회계연도(2015년 4월~2016년 3월)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이 기간 일본 주식 5조1000억엔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는 지난 1987년 블랙먼데이(주가 폭락) 사태 이후 최대 규모다. 당시 해외 투자자들은 일본 주식 6조2100억엔어치를 팔아치웠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경기부양책인 아베노믹스 시행 이후 외국인들은 꾸준히 일본 주식을 사들였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들어 이 같은 흐름이 반전됐다.
유가 하락으로 산유국 큰손 투자자들의 자금이 대거 빠져 나간 데다 일본 정부의 잇단 완화 정책에도 살아나지 않고 있는 일본 경제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 취임과 함께 지속적으로 하락하던 엔화 가치 역시 작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상승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6월 엔화 환율은 달러당 125엔을 돌파하며 13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현재 108엔대까지 내려갔다.
엔화 강세는 일본 기업 이익 감소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SMBC 닛코 증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엔화 강세로 사라진 일본 기업들의 순이익이 5조엔에 달한다. SMBC 닛코 증권은 엔화가 달러당 1엔씩 상승할 때마다 도쿄증권거래소 1부 주식시장 상장 기업들의 순익이 4000억엔씩 줄어든다면서 이같이 분석했다.
일본 증시의 70%를 차지하는 외국인들의 이탈은 주가의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친다. 니케이225 지수가 2015회계연도 동안 13% 하락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외국인들이 빠져나간 자리는 일본 국내 투자자들이 채웠다. 개인은 2조엔어치를 순매도 했지만 비금융 기업들은 3조엔어치를 순매수했다. 일본 기업들의 순매수 규모는 지난 198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다. 이는 일본 기업들이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면서 적극적으로 자사주매입에 나선 것과 연관된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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