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중국인들이 자국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금이나 이민 비자에 눈을 돌리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증시의 변동성과 주요 도시의 부동산 시장 과열이 중국 투자자들을 금 시장으로 이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금위원회(WGC)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중국 본토에서 판매된 투자용 금은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 올해도 상황도 다르지 않다. 홍콩 금거래업체 파인메탈아시아의 패드레이그 세이프 최고경영자(CEO)는 "3월 1~3주의 금 판매량은 2월 한 달간보다 더 많다"고 말했다. 이 기간 250g 골드바의 판매가 10배 급증했고 1000g 골드바의 판매는 50% 늘었다. 과거 금 소비가 장신구 위주였다면 투자를 위한 골드바 투자가 늘은 것이 이런 변화를 상징한다는 게 WSJ의 해석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투자용 수요가 금 값 상승을 이끌고 있다고 진단했다. 올해 들어 금값은 약 15% 가량 상승했다.
중국인들은 관심은 미국의 투자 이민 비자(EB-5)에도 쏠린다. 미국에 50만달러 이상을 투자해 10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한 외국인에게 주는 EB-5 비자는 중국인이 쓸어가고 있다. 미국 국무부 산하 이민국(USCIS)에 따르면 지난해 EB-5 신청자 1만7691명 중에서 중국인의 비중이 80%를 넘어섰다.
EB-5 비자는 처음 도입된 1990년에는 인기가 없었지만 미국의 부동산업계가 외국인 자본을 유입하는 수단으로 이용하면서 각광받기 시작했다. 특히 뉴욕시 등에서 고급 부동산 개발업자 등이 이 비자를 이용해 중국 자본을 집중적으로 끌어들였다.
미국 최대 부동산 개발회사인 허드슨 야드스는 EB-5 비자를 이용해 10억달러 이상의 외국인 투자금을 모았을 정도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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