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야권 연대는 굴욕이 아니라 승리 방식"

'상임선대위원장직 사퇴' 김한길, 페이스북 통해 "야권연대 마지막 호소…당 현실 냉정히 직시해야"

김한길 국민의당 선대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야권 연대'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 직을 사퇴한 김한길 국민의당 의원은 14일 "총선 승리를 위해 마지막으로 호소한다"며 "야권연대를 위한 시간이 거의 다해 가지만 야당의 지도자들이 결심한다면 아직은 가능하다"며 수도권 연대를 거듭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총선 30일 전, 걱정이 두려움으로 바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패권정치와 양당중심 정치를 극복하고 새로운 정치질서를 구축하고자 했던 우리의 노력이 자칫 오히려 집권세력의 일당 독주를 허용하는 결과를 낳게 되면 어쩌나 하는 것이 두려움의 실체"라며 "그럴 때 나라와 국민이 맞닥뜨려야 할 상황이 두려운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돌아보면 국민의당 창당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부터 예상치 못했던 여러 악재들이 돌출하면서 애당초 우리가 구상했던 만큼의 성과를 다 거두지 못했다"며 "나 또한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우리 당이 처음에 기대했던 만큼의 국민 지지를 지금 획득하고 있다면 통합이니 연대니 하는 이야기가 아예 나오지도 않았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정치는 현실이고, 현실은 엄중하다"고 경고했다.

김 의원은 "이 시점에서 우리당의 좌표를 냉정하게 직시해야 한다"며 "호남권을 제외한다면, 야권연대가 없을 때 웃는 것은 새누리당 뿐"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 결과로 여당이 180석 이상을 차지한다면 국회는 식물국회로, 정치는 사실상 휴업상태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며 "여당이 개헌선을 확보한다면 그야말로 국가적 재앙"이라고 말했다.

또 "그래서 절박한 심정으로 국민의당과 야권이 여당을 저지하면서 상생해야 한다고 말씀드리는 것"이라며 "수도권의 야권연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다당제는 연대를 전제로 하며, 연대는 굴욕이 아니라 승리하기 위한 정당한 방식"이라고 호소했다.

김 의원은 안철수 공동대표가 수차례 인용한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의 대결을 언급하며 "이 9단이 연전연패하면서도 포기하지 않았듯, 나도 마지막 순간까지 야당의 지도부에게 호소한다"며 "수도권 야권연대로 집권세력의 압승을 저지하는 동시에 야권의 의석을 최대한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흔히들 '김한길은 중도' '김한길은 강성이 아니다'고 하는데, 뭐라고 부르든 분명한 것은 이번 총선에서 '김한길은 결과적으로 수구보수의 집권세력에게 어부지리를 안겨주는 일만은 절대로 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라고 못 박았다.

아울러 김 의원은 "사사로운 야망이 아니라, 대의에 따라야 한다"며 "이제는 정말 시간이 없다"고 거듭 수도권 연대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