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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이 지금 안철수를 급속히 버리고 있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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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섬의 '정치 청맹과니'

[아시아경제 이상국 기자]

호남이 지금 안철수를 급속히 버리고 있는 까닭 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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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리얼미터.
더민주 지지율 37.7%, 국민의당 지지율 32.2%.
11일 한국갤럽 조사.
더민주 지지율 33%, 국민의당 지지율 17%.

국민의당이 믿었던 호남지역의 최근 지지율이다. 10일 리얼미터의 결과는 안철수의원이 탈당하던 12월 5주차 조사(더민주 25.5%, 국민의당 24.5%) 이후 첫 역전이다. 또 이튿날의 갤럽조사는 더 충격적이다. 국민의당이 더민주 지지율의 거의 절반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이다. 호남 민심은 왜 최근 들어 안철수의 국민의당에서 등을 돌리기 시작한 것일까.


그걸 들여다보기 위해선, 호남 여론이 안철수에게 기대를 갖기 시작한 대목부터 살피는 게 좋을 것이다. 안철수가 '허허벌판에 혈혈단신' 나서기 위하여 야당을 뛰쳐나온 것은 지난해 12월13일이었다. 그가 국민의당을 창당하면서 새정치민주연합의 핵심 지지기반이었던 호남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당의 리더였던 문재인과 스스로를 동일시 하던 '민주진영'에 대한 새로운 각성이 일어났다. 이제는 친노 운동권에 끌려다닐 게 아니라 호남만의 정치 이익을 누려야 할 때가 되었다는 자의식 같은 것이었다. '민주화의 성지'이기에 애써 억눌러야 했던 전략적 선택을 향해, 호남 민심 또한 새정치연합에서 썰물처럼 빠지기 시작했다.

이런 사태로 안철수 진영은 크게 고무되었고, 문재인 진영은 참담한 상황에 빠졌다. 호남이라는 저울추의 이동은 야권의 구조조정을 예고하는 의미심장한 사인이었다. 그런데 이 최대 호기를 신당인 국민의당은 보람없이 허비하고 말았다. 개성공단 사태, 테러방지법과 관련한 필리버스터, 공천 과정에서 지도부들의 잇단 잡음 등 실망스런 모양새만 연출했다. 이상돈, 정동영, 박지원 등의 비중있는 인사의 영입으로 힘을 얻고자 했으나, 안철수 리더십에 대한 실망감을 메우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었다. 이에 비하여 새정치연합의 후신인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이 2선으로 퇴진하고 강인한 호남계 빅맨을 영입해 국면을 새롭게 바꾼다.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 대표는 최근 야권에서는 보기 드물었던 강력한 리더십으로 '친노무현 중심'의 당의 체질을 바꿔나갔다. 이런 사태 변화에 따라 호남 또한 다시 더민주에 대한 긍정적인 시선이 생겨나고 있었던 듯 하다.


흐름을 결정적으로 바꾼 것은 김종인대표의 기습적인 야권 통합 제안이었다. 시기상으로 보자면 황당할 수도 있는 이 제안은 고도의 정치적 책략으로도 해석되었는데, 특히 국민의당의 내홍을 만들어내는 괴력을 발휘했다. 안철수는 단호히 그 제안을 거부하며 김종인을 비판했지만, 천정배와 김한길 등 다른 리더들은 야권 연대만이 새누리당의 독주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관점에 일정하게 동조하기 시작했다. 지난 주 김한길은 상임선대위원장직을 사퇴했고 천정배 공동대표는 당무에 임하지 않고 있다. 안철수는 "나는 야권통합과 정권교체를 위해 세번 희생과 헌신을 했다. 지금까지 야권 통합을 외친 분 중 실제로 희생과 헌신을 한 분이 누구냐"고 통합파를 정조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호남은 그들이 지지하고 있었던 것이 '안철수가 해낼 수 있는 정치적 성취'였지, 안철수 자신에 대한 맹목적인 지지는 아니었다는 것을 깨달았을까. 급속도로 지지를 철회하고 있는 것이다. 김종인의 야권 통합 제안은 안철수와 호남을 분리하려는 책략이 숨어있다는 분석도 있었다.


야권에서는 "안대표가 호남민심을 잘못 판단하고 있다. 호남은 야권이 경쟁을 하는 것과 상관없이 야권 전체적으로는 새누리당의 독주를 막아야 한다는 근본적인 생각을 지닌 지역"이라고 말하면서 안철수의 고집은 결국 그나마 유지하고 있던 지지층을 떼내는 구실만 줄 것이라고 우려한다. 안철수는 오히려 12일 전주지역 예비후보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더민주는 김종인 대표의 무한권력 앞에 이해할 수 없는 형태로 변질했으나 아무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11일 국민의당을 탈당한 김영집 광주시당 공동위원장의 말이 지금의 현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야권연대에 대해 안철수와 안철수를 따르는 쪽은 독자 노선을 주장합니다. 개혁적 세력은 호남에서는 경쟁하고 수도권은 야권 연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데 이래야 여당의 압승기회를 막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이 두 가지 정치견해의 차이는 상당히 큽니다. 이 두 줄기가 화합하지도 못하고 조절하지도 못하고 있다가, 국민의당은 여기까지 왔습니다."


이번 리얼미터 주간집계는 7~11일까지 5일간 전국 유권자 2526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CATI) 및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무선전화(59%)와 유선전화(41%) 병행 임의걸기(RDD) 방법으로 조사했다. 응답률은 5.1%, 표집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1.9%포인트다. 상세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또 한국갤럽 조사는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표본을 무작위 추출해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3.1%포인트(95% 신뢰수준), 응답률은 23%(총 통화 4,425명 중 1,005명 응답 완료)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상국 기자 isomis@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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