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첫 상대’ 판후이 2단 “이세돌은 나와 달리 강해… 대단한 고수”

[아시아경제 조아라 인턴기자] 인공지능 알파고의 첫 프로 바둑기사 상대인 판후이 2단이 이세돌 9단의 승리에 기쁨을 나타내며 “승리 후 이세돌의 미소는 진짜 미소였다”고 말했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 심판을 맡은 판후이 2단은 14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한 매체와 인터뷰를 갖고 이들의 대국을 지켜본 소감을 밝혔다.

판후이 2단은 “대국장 안에서 재미있는 것을 많이 본다”며 “1국 때는 이세돌이 이기고 싶다는 의지에 더 압박감을 느낀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4국 때 이세돌은 편안한 상태에서 최고의 게임을 하고 싶어 했다”며 “이세돌은 그저 싸우려고 하지 않고 적절한 일격의 순간을 기다렸고, 마침 그 순간에 한방을 날렸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승리했다”며 “진짜 이세돌다운 경기였다”고 평가했다.

판후이 2단은 이세돌 9단의 첫 승리에 대해 “정말 좋았다. 컴퓨터를 상대로 인간이 벌인 대국에서 내가 0 대 5로 졌고, 이세돌이 세 판을 진 상태였으니 0 대 8이었다가 1승을 거머쥔 것 아닌가”라며 “어제 기자회견에서 본 이세돌의 미소는 내면에서 올라오는 진짜 미소였다”고 기쁨을 드러냈다.

또한 지난해 처음 알파고와 대국했을 당시에 대해 “처음 대결 상대로 지목됐을 땐 아주 간단한 대국이라는 생각에 절대 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며 “1국을 치르고 나서 알파고가 정말 잘한다고 생각했다. 일반적으로 컴퓨터 프로그램이 둘 수 있는 이상한 수를 전혀 두지 않았고 인간같이 뒀다”고 회상했다.

이어 “3국에서 진 뒤에는 자신감을 잃었었다”며 “하지만 이세돌은 나와 달리 강했다. 흔들림 없이 계속 싸웠다. 대단한 고수(master)다”라고 감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알파고와 다시 대국할 의향에 대해 “이세돌과 같은 고수도 이미 많이 졌다”며 “대국하고 싶어도 내게 더 이상 기회가 오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조아라 인턴기자 joara@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