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3~9월까지 일부 공간 한해 친환경 작은 결혼식 허용...재활용청첩장, 비가열음식 사용 등 조건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봄꽃이 만개한 서울 월드컵 공원에서 소풍 즐기듯 결혼식 하세요".
서울시는 친환경 야외 결혼식을 원하는 커플들에게 3월부터 11월까지 서울 상암동 월드컵 공원의 공간 일부를 개방한다고 9일 밝혔다.
월드컵 공원은 그동안 관련 법상 ‘취사도구 사용금지’ 조항으로 인해 야외 결혼식을 허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시는 에너지와 자원을 절약할 수 있고 소박한 결혼 문화 장려를 위해 도시락·샌드위치 등 비가열 음식으로 치루는 피로연을 조건으로 결혼식 장소를 빌려주기로 했다.
대신 결혼 준비부터 결혼식까지 폐기물·에너지 사용을 최대한 억제하고 피로연 문화를 개선한 공원에서의 여유롭고 실속있는 착한 결혼식을 진행해야 한다.
최근들어 결혼식 문화가 획일화·과다 비용이 드는 결혼식이 아닌, 나만의 개성있는 결혼식, 작은 결혼식, 기후변화에 대응한 에코웨딩 등으로 변하고 있고 시민들의 요구도 증가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지난해 9월부터 10월까지 2개월간 시범 사업을 진행한 결과 총 9개팀이 월드컵 공원에서 예식을 진행했으며, 이들은 일반 결혼식 대비 약 41% 결혼비용(하객 200명 기준)을 절약할 수 있었다. 하객들을 대상으로 한 소풍결혼식 만족도도 82.4%로 높게 나타났다.
이 곳에서 결혼하는 커플들은 ▲재생용지 청첩장 사용, ▲일회용 생화 및 화환 사용자제, ▲비가열식 피로연 음식 준비 등을 지켜야 한다. 또 결혼식을 통해 부득이 발생한 CO2 상쇄를 위한 나무심기 등에도 참여해야 한다.
예비 신혼부부 누구나 신청할 수 있으며, 웨딩 관련 경험있는 단체, 업체 등도 신청할 수 있다. 신청단체(업체)는 비영리단체·사회적기업 및 예식업체 등으로 결혼식 관련 전반적인 시설·물품 등의 준비가 가능해야 한다. 공원내 메트로폴리스길과 미니잔디밭에서 연중무휴 예식이 가능하며 1일 2개팀 선착순으로 접수 받는다.
단체(업체)에서는 월드컵공원홈페이지(worldcuppark.seoul.go.kr)에서 서식을 다운받아 방문 또는 우편으로 신청하면 된다.
오진완 시 서부공원녹지사업소장은 "생태공원 운영 취지에 맞게 음식물쓰레기 발생을 최소화하는 피로연 음식문화 개선 및 친환경 요소를 강조한 소풍결혼식을 통해 공원에서의 착한 야외 결혼식 문화가 조성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