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쐈던 그날

시계아이콘01분 37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그때그사람 - 52년전 세계챔프에 깜짝 등극한 무하마드 알리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쐈던 그날 무하마드 알리
AD


리스턴을 TKO로 쓰러뜨림으로써 세계 헤비급 챔피언 권투왕이 된 클레이는 매치가 끝나자 "내가 무어라 했소? 오늘 저녁 내가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것이라고 하지 않았소. 나는 내가 말한 것은 꼭 지키는 사람이요"라고 마구 뻐겼다.

52년 전 2월 26일자 신문에 실린 기사다. 전날인 25일 새롭게 탄생한 챔피언의 소식과 함께 그가 한 호언을 전해 관심을 유발하고 있다. 하지만 클레이는 단지 우쭐거리며 자랑만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그의 장담처럼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었다. 영원한 챔피언인 그의 이름은 무하마드 알리다.


25일은 무하마드 알리가 소니 리스턴을 꺾고 세계 챔피언에 오른 지 52년이 되는 날이다. 당시 그의 이름은 캐시어스 클레이였다. 경기 전 알리의 말은 화제가 됐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리스턴이 무난하게 챔피언 벨트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박사들도 7대 1의 확률로 리스턴의 승리를 점쳤다고 한다. 이를테면 알리는 말이 앞서는 철없는 도전자에 불과했다.

하지만 경기가 진행되면서 알리가 했던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쏘겠다"는 말이 허풍이 아니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렇게 영원한 챔피언이 탄생했다. 그렇지만 이날 승리를 거두며 "나는 왕이다"라고 포효했던 알리를 단지 한 시대를 풍미한 권투 선수가 아닌 영원한 챔피언으로 기억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그것은 그가 경기 후 한 인터뷰에서 "나는 내가 말한 것은 꼭 지키는 사람이요"라고 했던 말에 오롯이 녹아있다.


그는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링 밖에서도 외로운 싸움을 치러야 했다. 인종 차별에 저항했던 알리는 노예에게 부여한 성을 쓰지 않겠다는 의지로 챔피언이 된 뒤 이름을 캐시어스 엑스로 바꿨다. 말콤 엑스의 영향이었다. 이후에는 이슬람교 운동조직의 지도자인 엘리야 무하마드에게 '무하마드 알리'라는 이름을 받았다. 그는 새로운 이름으로 대중 앞에 서며 "나는 당신들이 원하는 챔피언이 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주류 사회나 국가 권력에 휘둘리지 않았고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잽을 날렸다. 정부가 그에게 베트남전에 참전하라며 징집영장을 보내자 그는 "베트콩은 나를 깜둥이라고 무시하지 않소, 내가 왜 베트남 사람들을 죽여야 한단 말이오"라며 거부했다. 그 대가로 그는 선수 자격이 정지됐고 챔피언 벨트도 뺏겼다. 애국으로 무장한 팬들은 그에게 비난을 퍼부었다.


하지만 그는 처음 챔피언이 됐을 때 외쳤던 "나는 약속은 지키는 사람"이라는 말에서 벗어난 삶을 살지 않았다. 그렇게 신념을 지켰고 결국 서른이 넘은 나이에 조지 포먼을 누르고 다시 챔피언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현재 그는 파킨슨병을 앓고 있지만 편견과 차별에 맞선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그는 최근 미국 의회가 테러 예방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에 나설 때까지 무슬림의 입국을 금지해야 한다는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주자 도널드 트럼프의 발언에 "나는 무슬림이다. 파리나 샌버너디노, 그 밖의 전 세계 다른 곳에서 죄 없는 사람들을 죽인 것과 관련해 이슬람적인 것은 없다"며 "진정한 무슬림은 소위 이슬람 지하디스트의 무자비한 폭력이 이슬람의 원칙에 반한다는 것을 안다"고 했다.


신념을 지키기 위한 알리의 싸움은 먼 나라 얘기가 아니다. 테러에 대한 불안감을 부추겨 선거에서 이득을 보려는 트럼프에 대한 그의 일갈은 테러방지법을 막기 위해 2박3일째 필리버스터에 나선 이들의 모습과 겹친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