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지난해 증시불안으로 대형 뮤추얼펀드에서 자금이 큰 폭으로 유출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투자자들이 리스크를 무릅쓰고 액티브 펀드에 투자하는 대신 인덱스펀드 등의 패시브 펀드로 몰렸기 때문이다.
템플턴 뮤추얼펀드를 운용하는 프랭클린리소스의 경우 지난 4분기 중 206억달러(약 24조원)의 자금이 유출됐으며, 어필리에이트 매니저스 그룹은 68억달러의 자금이 유출됐다. 미국 자산운용사 와델앤리드 파이낸셜의 경우 50억달러가 빠져나가며 지난 금융위기 이후 가장 많은 자금이 유출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말부터 투자자들 사이에 리스크를 회피하려는 성향이 강해진 데 따른 결과다. 유가급락으로 인해 현금이 필요한 국부펀드들은 물론, 일반 투자자들도 공격적인 액티브 펀드에서 수비적인 패시브 펀드로 돈을 옮기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블랙록이나 뱅가드가 운용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찾은 투자자들이 많았다. 투자 컨설팅 기업인 케이시 쿼크 앤드 어소시에이츠의 벤 필립스 파트너는 "투자자들은 자산운용사로부터 평균 이상의 실적을 내지 못하는 경우 더 낮은 수수료를 찾아 옮겨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관련 금융주들의 주가도 추락하고 있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의 뱅크 셀렉트 인더스트리 지수에 등록된 19개 대형 수탁은행과 자산운용사들의 주가는 올해 들어 평균 16% 하락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이는 2013년 4월 이후 약 3년만의 최저치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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