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환경단체가 인천 영종도 갯벌을 훼손해서는 안된다며 경제자유구역에서 해제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인천녹색연합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세계 5대 갯벌인 영종도갯벌을 매립하면서까지 개발을 추진하려 하고 있다"며 "기후변화대응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습지가 더이상 매립으로 훼손되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인천녹색연합에 따르면 인천경제청은 영종도 동측과 영종도 준설토투기장 사이의 390만5000㎡면적의 갯벌을 매립해 영종2(중산)지구를 조성할 계획이다.
영종도 동측 갯벌은 경제자유구역 중 개발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유일한 용지이다. 올해까지 개발계획이 수립되지 않으면 경제자유구역에서 해제되기 때문에 인천경제청은 올해 중순부터 개발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에서는 지난 2003년 송도·영종·청라지구가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됐다. 이 중 2010년 인천공항지구 등 2개 지구(39.93㎢)와 2014년 용유무의지구 등 2개 지구(39.69㎢)가 사업성 결여 등으로 장기간 개발이 지연되면서 경제자유구역에서 해제된 바 있다.
인천녹색연합은 "이미 매립돼 있는 부지도 경제자유구역으로 해제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갯벌을 매립하면서까지 개발을 추진하는 것이 적절하느냐"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지난해 11월 감사원도 지적했듯히 경제자유구역의 문제는 투자용지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수요를 과다하게 산정, 공급한 것이 문제"라며 "이제라도 영종2지구에 대한 개발용역계획을 중단하고 경제자유구역에서 해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영종2지구 개발계획지인 영종도 동측갯벌은 전세계 3000여 마리밖에 남지 않은 저어새의 주요 번식지인 수하암과 인접해있고,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인 알락꼬리마도요를 비롯한 2만마리 이상의 도요물떼새들의 중간기착지이다.
또 검은머리갈매기와 노랑부리백로의 중요한 섭식지로 이용되고 있다.
인천녹색연합은 "인천시는 수많은 멸종위기조류가 찾아올만큼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갯벌에 대한 가치를 인식하고 영종도를 포함한 강화, 서구, 옹진군을 아우르는 갯벌국립공원을 지정하는 계획을 발표했다"면서 "그런데도 시는 영종도 갯벌을 매립해 땅장사를 하겠다고 나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인천녹색연합은 "인천갯벌은 세계 최대 규모 수도권쓰레기매립지, 인천국제공항, 청라지구, 송도신도시 등의 대규모 개발과 인천항 준설토투기장 건설로 인해 사라졌다"며 "영종2지구 계획을 철회하고 갯벌의 가치를 제대로 재조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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