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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단 '스마트시티' 성공할까?…토지협상·경제자유구역 지정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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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인천시가 중동자본을 유치해 검단에 글로벌 기업도시 '스마트시티'를 조성하겠다는 프로젝트가 가까스로 첫 단추를 뀄으나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사업 성패를 좌우할 토지가격 협상과 경제자유구역 지정 등에 낙관할 수만은 없어 자칫 사업이 좌초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인천시와 두바이 국영기업 '스마트시티'는 지난 22일 인천 검단에 글로벌 기업도시 '스마트시티'를 조성하기 위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 스마트시티는 정보통신기술(ICT)·미디어콘텐츠·에듀케이션 분야의 글로벌 기업들을 유치, 업무·주거·오락·교육 기능을 복합한 자족도시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총 사업비와 개발 규모는 마스터플랜이 수립돼야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이나 국내 대행사는 총사업비가 4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시와 두바이 스마트시티사(SCD)는 이르면 내달 초 프로젝트를 추진할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고 국내외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마스터플랜 수립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SCD는 앞서 지난해 9월 외국인투자신고와 외화계좌개설을 마쳤다.

양측은 MOA가 법적 구속력을 지닌 만큼 검단 스마트시티 사업을 공식 선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사업 추진을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토지공급가격 협상과 경제자유구역 지정 등 큰 숙제가 남아있다.


검단새빛도시의 땅값은 비싼 편이라 인천시와 SDC간 토지가격 협상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검단새빛도시는 2007년 정부의 택지개발사업지구로 지정됐지만 이듬해 국제금융위기 여파에 따른 부동산 침체로 개발사업이 지지부진했다. 토지 매입·보상비에 대한 금융비용이 증가하면서 3.3㎡당 조성원가는 현재 605만원에 이른다.


양 측은 MOA 체결 과정에서 토지가격에 대한 구체적 논의는 없었지만 시는 특혜 시비를 우려해 실거래가 수준의 매각을, SDC는 조성원가 이하에서 매입 협상을 해나갈 것으로 알려졌다.


검단이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느냐 하는 문제도 관건이다.
스마트시티의 핵심 내용의 하나인 외국대학 등 교육기관 유치를 위해선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이 돼야 가능하다.


현재 시는 검단을 비롯해 수도권매립지, 강화 남단, 무의·실미도를 경제자유구역으로 추가 지정을 추진중이나 중앙정부가 이를 수용할 지, 이 가운데 검단이 지정될 지는 미지수다.


또 경제자유구역은 외투기업에 조성원가 등 토지를 낮은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어 SDC측 입장에선 경제자유구역 지정에 목을 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SDC 측 관계자는 "유정복 시장이 지난해 3월 두바이를 방문에 투자의향을 논의할 때부터 경제자유구역 지정이 필요하다는 데 양측이 합의를 본 사항"이라며 "외국대학이 들어서지 못하면 스마트시티로서 의미가 없는 만큼 인천시가 관계기관과 협의를 잘 진행해 반드시 성과가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천시와 SDC는 MOA 체결일로부터 5개월 내에 토지가격 협상을 시작하고 7개월 내 협의를 완료한다는 내용을 MOA에 적시했다. 하지만 이 기간내 토지협상이나 경제자유구역 지정 등이 마무리되지 않으면 스마트시티 사업은 물거품이 될 공산이 커 지역사회가 우려하고 있다.


인천평화복지연대와 인천참여예산센터는 "실제 계약체결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은 토지를 얼마에 거래하느냐하는 것인데, 이에 대한 협의는 없이 양측은 MOA를 통해 시간을 벌기 위한 협상만 체결했을 뿐"이라며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유정복 시장이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것을 염두해 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MOU가 MOA로 바뀌었을 뿐 실제 투자로 이어질 것인지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지 못하고 있다"며 "MOA가 선거용 퍼포먼스가 되지 않도록 조속히 구속력있는 실질적 계약을 체결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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