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서 응급조치로 승객 구한 박상은씨
금요일 퇴근 시간 지하철에서 쓰러진 남성을 응급조치해 목숨을 구한 간호사의 선행이 전해져 연말에 훈훈함을 더하고 있다.
2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10분께 서울 성북구 월곡역을 막 떠나 고려대역으로 향하던 6호선 열차 안에서 한 젊은 남성이 갑자기 입에 거품을 물고 피를 토하면서 앞으로 고꾸라지는 일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남성은 이미 의식을 잃은 듯한 응급 상황이었다. 그때 몇몇 승객들이 그에게 다가갔고, 그 가운데에는 고대안암병원에서 재직하고 있던 3년 차 간호사 박상은씨(25)도 있었다. 승객들은 소방 당국과 역무원에게 신고했고, 일부는 "심폐소생술(CPR)을 해야 할 것 같다"라고 외치기도 했다.
한 여성이 먼저 CPR을 하겠다고 나섰고, 박씨는 바로 옆에서 기도를 확보하며 도와줬다. 그러나 CPR을 하던 여성이 체력적 한계에 부딪혀 도움을 요청했으나 선뜻 나서는 이가 없었다. 이때 박씨가 직접 기도를 확보하고는 바로 1분 동안 정확한 자세로 CPR을 시행했다. 다행히 박씨의 신속하고 전문적인 조처 덕에 쓰러졌던 남성은 마침내 의식을 회복했다.
해당 남성은 고려대역에서 역무원에게 인계돼 무사히 병원으로 옮겨진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는 연합뉴스에 "처음엔 당황했는데 상황을 딱 마주하니 가만히 있을 수 없어 나서게 됐다"며 "'내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예상치 못한 상황 속에서 시민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역할과 책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이 됐다"며 "이번 경험을 계기로 임상 현장은 물론, 연구와 지역사회 등 넓은 영역에서 의미 있는 도움을 줄 수 있는 의료인이 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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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심정지 발생 후 4분이 지나면 뇌 손상이 시작되며 10분이 지나면 사망에 이를 확률이 매우 높다. 따라서 공공장소 등에서 심정지 환자가 발생했을 때 주변 시민의 초기 대응이 생존율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가 된다. 구급대 도착 전 CPR을 먼저 시행할 경우엔 시행하지 않았을 때보다 환자의 생존율이 약 2~3배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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