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다비 최종일 3언더파 '1타 차 우승', 매킬로이 3위, 스피스와 안병훈 5위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벙커 샷 이글과 칩 인 버디."
세계랭킹 6위 리키 파울러(미국)의 마술 같은 샷이 결국 우승으로 직결됐다. 24일 밤(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골프장(파72ㆍ7600야드)에서 끝난 유러피언(EPGA)투어 아부다비HSBC골프챔피언십(총상금 270만 달러) 최종일 3언더파를 더해 1타 차 우승(16언더파 272타)을 완성했다. 지난해 7월 스코티시오픈에 이어 6개월 만에 EPGA투어 통산 2승째, 우승상금이 41만 유로(5억3000만원)다.
파울러가 바로 힙합 모자에 농구화 스타일의 하이탑 골프화 등 톡톡 튀는 스타일로 유명한 선수다. 2011년 10월 한국오픈 우승으로 국내 팬들에게도 낯익다. 2012년 5월 웰스파고에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를 격침시켜 뉴스를 만들었고, 지난해 5월 '제5의 메이저' 더플레이어스와 9월 '플레이오프(PO) 2차전' 도이체방크 등 빅 매치를 연거푸 제패해 월드스타의 반열에 올라섰다.
오전에 속개된 3라운드 잔여 경기에서 버디만 3개를 솎아내 2타 차 선두로 출발한 파울러는 다시 이글 1개와 버디 3개, 더블보기 1개를 묶었다. 1, 2번홀의 연속버디로 기세를 올렸다가 7번홀(파3)에서 벙커 샷 미스로 더블보기라는 치명타를 얻어맞아 제동이 걸렸지만 8번홀(파5)에서, 그것도 무려 80야드 거리의 벙커 샷 이글로 곧바로 바운스백에 성공했다.
토마스 피터스(벨기에)와 1타 차 승부를 펼치던 17번홀(파4)에서는 칩 인 버디를 집어넣었고, 18번홀(파5)에서는 두번째 샷이 그린사이드 벙커에 들어갔지만 안전하게 '3온 2퍼트' 파를 잡아냈다. 피터스의 연장전으로 가는 이글퍼트가 홀 바로 옆에 멈추는 행운이 따랐다. 파울러 역시 "짜릿한 하루였다"며 환호했다. 피터스는 2위(15언더파 273타)에서 입맛을 다셨다.
매킬로이는 이글 1개와 버디 5개, 보기 3개로 4언더파를 쳐 공동 3위(14언더파 274타)를 차지했다. 300야드를 넘는 장타에 송곳 아이언 샷을 더했지만 3라운드 잔여 경기부터 1.5m 안팎의 퍼팅이 번번이 홀을 스치며 속을 태웠다. 지난 연말 시력교정수술을 받았지만 아직은 적응이 더 필요한 모양새다. 그나마 18번홀의 '2온 1퍼트' 이글이 위로가 됐다.
조던 스피스(미국)는 4언더파를 작성해 공동 5위(11언더파 277타)에 머물렀다. 첫날부터 슬로플레이 지적으로 '텃세 논란'이 불거졌고, 2라운드에서는 실제 1오버파의 난조를 보여 아쉬움으로 남았다. 3, 4라운드에서 4언더파씩을 작성해 이름값은 했다. 안병훈(25)이 1언더파를 보태 이 그룹에 합류했다. 1라운드 8언더파로 '아마추어 돌풍'을 일으켰던 브라이슨 디챔버(미국)는 공동 54위(2언더파 286타)에서 마침표를 찍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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