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12일(현지시간) 파리에서 방크드프랑스 주최로 열린 콘퍼런스에서 "신흥국들이 경제성장 둔화와 금융시장 변동성 심화라는 '새로운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각국의 주요 금융정책 관료들이 참석한 이 자리에서 "지난 수년간 (경제적) 성공을 거둬왔던 신흥국들이 엄청난 변화들에 정면으로 부딪혀야 할 때가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성장률은 하락하고 있으며, 순환적ㆍ구조적 요인들이 성장 패러다임을 약화시키고 있다"며 "신흥국들이 선진국의 소득 수준에 도달하는 속도가 10년 전 IMF의 전망 대비 3분의 2 정도 느려질 것이며, 이것이 바로 우려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또 라가르드 총재는 "신흥국들의 위기는 곧 선진국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신흥국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하면 선진국도 0.2%포인트 하락한다"고 말했다.
그는 신흥국들이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각국 정부가 통화 완화 정책을 유지하고, 성장 촉진을 위해 재정정책과 구조개혁을 단행해야 한다"며 "빚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자본시장을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완화정책을 종료하고 금리인상에 나선 것도 신흥국들의 환율 문제를 촉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요 선진국 간의 통화정책 차이뿐만 아니라, 그들의 (환율)전망과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환율 변동성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의 마틴 울프 칼럼니스트도 이날 "지금 일어나는 혼란은 Fed가 실수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한편 최근 증시 급락으로 인해 중국발 경제위기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데 대해 라가르드 총재는 "중국의 느린 경제 성장으로의 전환은 결국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단 이 같은 전환은 단기간적으로는 글로벌 무역과 원자재,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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