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한숨 쉬는 전자상가 자영업자들
스마트폰·노트북 수요 많은 신학기 시즌인데
고공행진하는 IT 기기 가격
"중동 긴장 고조, 시장 불확실성 확대"
"손님들이 난감해해요. 일주일 전, 열흘 전 견적이 다르고 하루 안에도 오전·오후 가격이 다를 때도 있어서…."
3일 오후 4시 서울 용산구 선인상가 1층. 신학기 전후로 전자상가는 성수기를 맞아 북적북적해야 하지만 상가 안 물건을 보려고 돌아다니는 사람을 좀처럼 찾기 어려웠다. 중고노트북업체 사장 신명철씨(59·남)는 "메모리가 비싸져서 판매가보다 원가가 더 나갈 판"이라며 "신학기인데도 사람이 없다. 게다가 중동 전쟁 여파로 물류비도 영향을 받을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스마트폰·노트북 수요가 많은 신학기 시즌이지만 용산 전자상가 업주들의 한숨은 커지고 있다. 메모리 부족 여파로 벌어진 일명 '칩플레이션'이 이어지는 데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여파로 공급망까지 차질을 빚으면서 IT 기기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보고서를 통해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긴장 고조는 지정학적 리스크를 확대하고 글로벌 시장 불확실성을 증대시킨다"며 "긴장은 보다 복잡하고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전반의 항공 노선, 운영 비용, 재고 계획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동 지역은 스마트폰 항공 물류의 '허브'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번 전쟁으로 인해 유가가 상승했고 중동 대신 우회 노선을 택할 경우 물류 비용 상승까지 감안해야 하는 상황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중동이 아닌 우회 노선으로 스마트폰을 운송할 경우 최소 2~3시간의 추가 비행시간이 발생하고 연료비도 2만5000달러(약 3699만원) 추가된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해상 운송보다 비용이 높지만 스마트폰은 고가 제품이고 제품 주기가 짧아 항공 운송이 선호된다"며 "운송 비용 증가는 이미 부담이 큰 공급망에 대한 추가 압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전쟁 전부터 급등한 IT 기기 가격…전쟁 장기화 관측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 이전부터 IT 기기 가격은 오를 대로 오른 상황이었다. PC용 DDR4 8G(1Gx8) 3200 평균 현물 가격은 29.5달러로 지난해 말 주간 평균(13.1달러) 대비 약 15% 상승하는 등 메모리 병목 현상으로 인한 칩플레이션이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S26 울트라 1테라바이트(TB)의 출고가는 254만5400원으로 전작(212만7400원) 대비 19.6% 상승했다. LG전자의 신형 노트북 '그램 프로 AI 2026' 16인치 모델의 출고가 역시 314만원대로 전작(약 260만원) 대비 약 19% 올랐다.
문제는 전쟁마저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시간) 워싱턴 DC의 백악관에서 전쟁 유공자들에게 명예 훈장을 수여하면서 "(이란과의 전쟁에)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상관없다"며 "4~5주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보다 더 오래 지속할 능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다른 대통령은 지상군 투입이 없다고 했던 것과 달리 나는 지상군 투입의 '울렁증'이 없다"고 말하는 등 지상군 투입을 시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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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기기를 판매하는 자영업자들은 높아지는 가격과 줄어드는 수요에 우려를 나타냈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을 전년 대비 12.9% 감소할 것으로 예측한 상태다. 용산 선인상가의 PC 판매업체 사장 김모씨(48·남)는 "PC 하나에 들어가는 메모리 값만 170만원"이라며 "5배 가까이 올라서 업체들이 주문을 하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노트북 판매업체 사장 A씨(50·남성)는 "손님들이 와도 가격이 더 내려오면 사야겠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발걸음을 돌린다"며 "부품이 없는 데다 전쟁으로 인해 물류비와 유류비 부담이 커져서 당분간 가격이 떨어질 것 같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이은서 기자 libro@asiae.co.kr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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