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유가 하락이 반도체와 가전 등 IT·전자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대규모 장치산업과 수주산업과 달리, 원가 부담이 크지 않아서다.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수출 부진으로 이어질 수는 있지만, 다른 부분은 직접적인 영향을 찾아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 관계자는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전자기기 수요 둔화로 이어지지 않는 한 영향은 미미하다"고 전했다. 전자업계에서 주로 사용하는 소재 역시 저유가와 직접적인 영향이 없다.
다만 삼성, LG 등이 최근 눈을 돌리고 있는 전기차나 배터리 사업은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업계에서 예의주시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자동차 부품 시장에 진출해 역량을 키워가는 중이고, 삼성SDI와 LG화학 등은 전기차 배터리 공급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배터리 업계 역시 외부에서 우려하는 만큼 배터리 시장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저유가 현상이 친환경차 구매력을 떨어뜨릴 순 있지만, 전기차 수요 변화에 큰 영향은 끼치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에너지에 주력해 사업을 키우는 상황에서 저유가 기조가 장기화되는 것은 달갑지 않다"면서도 "유럽 등에서 저유가와는 별도로 정책적으로 전기차를 육성하고 있는 만큼 기술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2014년 32만대에서 올해 9월까지 33만4000대로 크게 증가했다. 아직까지는 저유가 기조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전기차 시장은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정부는 에너지 신산업정책을 통해 2030년까지 총 100만대를 보급하겠다고 밝혔고, 중국도 2020년까지 500만대를 보급하겠다고 밝히는 등 향후 세계 전기차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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