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한국원심력콘크리트공업협동조합(이하 조합)이 업계 이익을 위해 신기술 적용을 방해하다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8일 "PHC파일 관련 신기술인 볼트체결식 이음공법이 현장에서 활용되지 못하도록 방해한 조합에 대해 시정 명령하고 과징금 5억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PHC파일은 구조물을 건설하기 전 지반 보강을 위해 구조물 아래에 설치하는 말뚝의 한 종류다.
조합은 볼트체결식 이음공법을 사용할 경우 PHC파일의 공급을 제한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지난해 4월23일과 올해 4월8일 2차례 건설업체들에 발송했다. PHC파일 제조업체들은 공문에 따라 볼트체결식 이음공법으로 설계돼 시공 중인 현장에는 파일 공급을 거부하거나 지연했다. 이 같은 횡포에 신기술로 시공하던 건설업체들은 작업이 마비, 결국 기존의 용접식 이음공법으로 변경하기에 이르렀다.
조합은 또 PHC파일의 PC강봉 단부 보호를 명목으로 외부로 노출된 PC너트 구멍을 아스팔트나 몰타르 등으로 마감 조치할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지난해 4월28일과 6월5일 PHC파일 제조업체들에 보냈다. 공문 발송 이후 PHC파일 제조업체들은 볼트체결식 이음공법으로 시공 중인 현장에 공급하는 파일의 PC너트 구멍을 막아 공급했다. 건설업체들은 PHC파일 제조사들의 요구대로 기존의 용접식 이음방식으로 시공할 수밖에 없었다.
공정위는 조합이 업계 공동의 이익을 위해 PHC파일 이음시장에서 기술개발을 통한 경쟁을 제한하고 신기술(볼트체결식 이음공법) 개발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심각하게 방해,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고 설명했다.
김호태 공정위 서울사무소 총괄과장은 "앞으로도 업계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반(反)경쟁적인 사업자단체 행위를 예방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감시를 강화하는 한편 위법 행위 적발 시 엄중 제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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