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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고추의 매운 맛…파킨슨병 치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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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 캡사이신의 도파민 신경세포 보호와 기능 회복 증명

[과학을 읽다]고추의 매운 맛…파킨슨병 치료한다 ▲정상인(Control)과 파킨슨병 환자(PD) 중뇌-흑질.[사진제공=경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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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고추의 매운 맛(캡사이신,Capsaicin)이 노인 퇴행성 질환인 파킨슨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파킨슨병은 도파민신경세포가 점차 사라지면서 운동기능이 급격히 떨어지는 노인 퇴행성 질환입니다. 근육이 떨리는 것은 물론 이 때문에 수면장애와 우울증이 찾아오고 10명중 4명의 환자의 경우 치매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나이 드신 분들에게는 아주 고통스러운 병입니다.

이 같은 파킨슨병이 고추의 매운 맛인 '캡사이신'으로 치료할 수 있는 단초가 마련됐습니다. 그동안 파킨슨병 치료법은 대부분 도파민신경세포의 사멸 속도를 늦추거나 증상을 완화시키는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근본적 치료법이 없다는 것이죠. 연구팀은 도파민신경세포의 사멸 방지, 기능회복과 재생을 촉진하는 근본적 치료 전략에 주목했습니다.


국내 연구팀이 고추의 매운맛을 내는 캡사이신에 도파민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효과가 있음을 밝혀냈습니다. 파킨슨병 치료에 획기적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요. 도파민 신경세포는 우리 뇌에 아주 중요한 세포입니다. 신경전달물질 중의 하나이고 주로 손발 운동에 작용하며 파킨슨병 환자에서 도파민신경세포의 사멸이 특징적으로 나타납니다.

파킨슨병 동물모델의 중뇌-흑질에서는 통증수용체와 신경영양인자의 하나인 씨엔티에프(CNTF)가 성상교세포에서 특이적으로 많이 발현되는 사실을 연구팀은 알아냈습니다. 각각의 인자에 형광물질을 염색해 처음으로 확인한 겁니다. 통증수용체(TRPV1)는 감각신경세포에 존재하며 통증을 전달하는데 뇌와 척수의 중추신경계에도 존재합니다. 성상교세포는 뇌를 구성하는 별모양의 세포로 기능적, 구조적으로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뇌 손상 부위에서 활성이 증가해 다양한 신경영양인자들을 발현시키죠.


파킨슨병 동물모델 성상교세포에서 통증수용체 발현을 억제하자 씨엔티에프 발현이 감소했습니다. 이런 결과를 통해 통증수용체가 씨엔티에프 발현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규명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파킨슨병 환자의 사후 뇌 조직을 분석해 봤더니 성상교세포에서 통증수용체와 씨엔티에프의 발현이 증가돼 있었습니다. 인간 파킨슨병 환자 뇌에도 같은 시스템이 존재함을 확인했습니다.


파킨슨병 동물모델에서 통증수용체를 활성화시키는 캡사이신으로 씨엔티에프 발현 증가를 유도하자 도파민신경세포가 보호되고 운동기능이 회복됨을 확인했습니다. 캡사이신 성분이 뇌 안에서 신경영양인자를 발현해 도파민신경세포를 보호한다는 사실을 알아낸 것이죠. 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결과를 설명하면서 위험한 외과 수술 없이도 파킨슨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획기적 전략을 개발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경희대 의과대학 진병관 교수 연구팀이 수행했습니다. 진 교수는 "통증수용체와 신경영양인자가 도파민 신경세포 보호와 기능 회복 효과가 있음을 밝힌 연구로 학문적으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 파킨슨병을 비롯한 다양한 퇴행성 뇌질환의 치료 전략 개발과 연관된 신약 개발에 중요한 단초를 제공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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