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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무중력 세상…우주 五樂의 발견

시계아이콘02분 42초 소요

날고, 먹고, 마시고, 놀고, 유영하고

[과학을 읽다]무중력 세상…우주 五樂의 발견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유영에 나선 우주비행사.[사진제공=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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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무중력 상태에서 즐길 수 있는 다섯 가지 즐거움을 아시는지요? 무중력은 우리들이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일입니다. 모든 천체에는 중력이 작용합니다. 지구도 중력이 있죠. 다른 천체들은 지구와 중력이 달라 인류가 갈 수 있어도 중력 때문에 제대로 걷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국제우주정거장(ISS)이라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무중력 공간인 이곳에서 우주비행사들은 슈퍼맨처럼 날아다니고, 먹고 마시는 것도 지구의 우리와 많이 다릅니다. 무중력 상태에서 축구를 할 수 있고 무엇보다 ISS 바깥으로 나가 푸르고, 싱그럽고, 아름다운 지구를 보면서 즐기는 우주유영은 '다섯 가지 즐거움' 중 으뜸이라고 합니다.

지난 15년 동안 ISS에는 늘 우주비행사들이 살고 있었습니다. 물론 6개월마다 각국의 다른 우주인으로 교체되는 등 변화는 있었지요. 15년 동안 총 17개국에서 약 220명의 우주비행사들이 ISS에 머물다 지구로 돌아왔다고 하는군요.


ISS에 머물고 있는 동안 우주비행사들은 하루 중 약 9시간30분 정도는 정해진 노동(?)활동을 합니다. 이 노동에는 연구하고 운동하고 ISS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한 점검과 보수 등 여러 가지 일이 포함돼 있습니다.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우주비행사들은 일주일 동안 일하는 시간과 자유 시간을 갖습니다. 자유 시간에는 개인위생 활동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우주비행사들은 자유 시간에 어떤 즐거움을 스스로 만들까요. 인간은 스스로를 환경에 적응시키기도 하는데 환경을 변화시키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우주에 체류하고 있는 동안 우주비행사들의 무중력에서 경험할 수 있는 '다섯 가지 즐거움'에 대해 소개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과학을 읽다]무중력 세상…우주 五樂의 발견 ▲ISS에서는 누구나 슈퍼맨이 될 수 있다.[사진제공=NASA]

◆첫 번째 즐거움 "날자, 날자!"=ISS 최고의 즐거움 중 하나는 '슈퍼맨처럼' 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주 공간에서는 위와 아래가 없습니다. 우주비행사들이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위와 아래는 달라집니다. 바닥도 없습니다.


우주비행사들은 모듈과 모듈 사이를 이동하기 위해 레일을 이용합니다. 손으로 레일을 잡고 힘껏 당기면 몸이 앞으로 혹은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동하는 것이죠. 이런 이동을 위해서는 약간의 연습이 필요합니다. 처음엔 물론 낯설죠. 무중력 상태에서 움직인다는 것이. 6개월 정도 ISS에 머물다 보면 어느새 '곡예사'가 돼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나사 측은 톰 마쉬번(Tom Marshburn) 우주비행사의 '날기'를 하나의 예로 들었습니다. ISS에 체류하는 동안 톰 마쉬번은 쏜살같이 레일을 잡고 한쪽 귀퉁이 모듈에서 다른 쪽으로 이동하는 등 능숙한 솜씨를 선보였습니다.


[과학을 읽다]무중력 세상…우주 五樂의 발견 ▲붕 떠다니는 음식을 먹고 있는 우주비행사.[사진제공=NASA]

◆두 번째 즐거움 "먹자, 먹자!"=인류의 본능 중 식욕은 강한 욕구 중 하나입니다. 나사 측이 조사한 것을 보면 우주비행사들은 ISS에 탑승해 먹은 음식이 그동안 그 어떤 곳에서 먹은 것 보다 '맛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아마도 자신들이 이미 먹고 싶은 음식을 정해 놓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는데요.


문제는 ISS에 오랫동안 머물면서 입맛이 점점 떨어진다고 하는군요. 이 때문에 ISS에서 6개월이 지나고 지구로 귀환할 때쯤 되면 '매운 음식'에 관심이 가고 입맛을 당긴다고 합니다. 이중 크리스 카시디(Chris Cassidy) 우주비행사의 '먹방'은 단연 인기를 끌었습니다. 크리스 카시디가 저녁을 먹고 있는 장면인데 숟가락이 둥둥 떠다니고 그 위에 있는 음식을 먹는 장면입니다. 몸도 날고 숟가락도 떠다니고. 우주에서는 모든 것이 허공에 떠 있는 상태임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과학을 읽다]무중력 세상…우주 五樂의 발견 ▲커피를 마시고 있는 우주비행사.[사진제공=NASA]

◆세 번째 즐거움 "마시자, 마시자!"=우주에서 액체는 지구에서와 달리 매우 다르게 움직입니다. 우주비행사들은 커피를 커피 잔에 쉽게 쏟아 붓지 못합니다. 중력이 없기 때문에 마시는 것도 힘이 듭니다. 우주비행사들은 이 때문에 특별한 봉투를 이용하고 여기에 액체 상태의 마시는 것을 보관했다가 역시 특별한 빨대를 통해 마십니다.


우주비행사 스콧 켈리(Scott Kelly)가 마시는 것을 보면 매우 이채로워 보입니다. 봉투를 한 바퀴 돌렸더니 빨대에서 한 방울의 에스프레소 액체가 나오고 이 액체가 붕 떠다니다가 켈리의 입 안으로 들어가는 장면이었습니다. 무중력 상태에서 마시는 것 또한 ISS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즐거움이라고 합니다.


[과학을 읽다]무중력 세상…우주 五樂의 발견 ▲ISS에서 축구를 하고 있다.[사진제공=NASA]

◆네 번째 즐거움 "하자, 하자!"=인간은 24시간 일만 하고서는 살 수 없습니다. 휴식과 놀이가 필요합니다. ISS에 머물고 있는 우주비행사들도 개인 시간을 가집니다. 휴식시간이 있는데요. 이 시간에 우주비행사들은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습니다. 혹은 ISS의 전망대인 큐폴라(Cupola)에서 푸른 지구의 모습을 촬영해 자신의 트위터에 올리기도 하죠. 이런 일도 하루 이틀이겠지요? 인간은 창의적 동물이다 보니 ISS에서도 새로운 놀이가 개발됩니다.


새로운 놀이를 두고 우주비행사들이 함께 모여 즐기는 것이죠. 독일의 우주비행사인 알렉산더 게르스트(Alexander Gerst)는 동료들과 함께 무중력 상태에서 축구 경기를 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무중력상태에서는 오버헤드 킥 등 지구에서는 아무추어 선수가 절대 따라할 수 없는 고난도의 기술이 쉽게 이뤄집니다. 프로 축구선수 저리가라 할 만큼 멋진 슛을 날릴 수 있습니다. 무중력이 주는 하나의 선물인 셈입니다.


[과학을 읽다]무중력 세상…우주 五樂의 발견 ▲우주유영은 생애 잊을 수 없는 기억이라고 우주인들은 말한다.[사진제공=NASA]

◆즐거움의 백미 "나가자, 나가자!"=이 네 가지 즐거움 이외에 가장 아찔하고 매혹적인 마지막 즐거움은 바로 '우주유영'입니다. 우주를 걸어 다니는 것이죠. ISS의 답답한 내부 모듈에서 벗어나 우주 공간으로 나서는 순간입니다. 푸른 지구가 손에 잡힐 듯 다가 와 있는 가운데 진행되는 우주유영은 그야말로 우주비행사의 로망입니다. 아주 위험하고 세밀한 작업이기 때문에 우주유영을 준비하는 데만 8~12시간 정도 걸립니다.


우주유영을 경험한 우주비행사들은 한 목소리로 "우주유영을 통해 바라다 본 지구는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장면 중 하나"라고 말합니다. 테리 버츠(Terry Virts) 등이 우주유영을 한 장면을 나사가 소개했습니다. 우주복을 입고 푸른 지구를 배경으로 유연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과학을 읽다]무중력 세상…우주 五樂의 발견 ▲푸른 지구를 배경으로 ISS가 공전하고 있다.[사진제공=NASA]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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