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기준 일주일새 5% 이상 하락
금리인하 속도 조절 신호 악재
트럼프 '전략적 비축'도 부정적 기류 감지
12월 셋째 주 비트코인 가격은 9만6000달러대로 후퇴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향후 금리 인하 속도가 예상보다 더딜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면서 투자심리가 꺾였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의 '비트코인 비축 불가' 발언도 약세에 일조했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2일 오후 10시56분 현재 비트코인은 전장 대비 0.36% 오른 9만6951.7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일주일 전 대비로는 5.72% 내렸으며, 1개월 전에 비해선 0.85% 내렸다. 1년 전 대비 상승률은 125.51%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16일 10만3000달러에 육박하며 출발한 후 17일 장중 10만8268.45달러로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하지만 이후 하락 반전해 19일부터 하락세를 거듭하기 시작한 후 나흘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수치상으로 보면 10%가 넘는 수준이다.
지난 19일 비트코인 가격이 10만달러로 후퇴한 데는 미국의 향후 금리 인하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는 신호를 Fed가 보냈기 때문이다. Fed는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세 번 연속 금리 인하를 단행했으나, 향후 금리 인하에 있어 신중한 입장을 표명했다.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오늘까지 포함해 정책 금리를 최고점에서 1%포인트 낮췄다"며 "앞으로 금리 조정을 고려할 때 더 신중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또 "인플레이션은 계속 광범위하게 이어지고 있는 얘기"라고도 짚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의 발언도 영향을 미쳤다. 파월 의장은 내년 1월 정식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비트코인의 전략적 비축 방안에 대해 관여할 의사가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그는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비트코인을 소유하도록 허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특히 비트코인 비축을 위한 법·제도 마련에 대해서도 "의회가 고려해야 할 사안"이라며 "Fed가 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 없다"고 했다.
미 정부의 비트코인의 전략적 비축은 트럼프 당선인의 가상자산 정책 중 핵심 정책으로 꼽힌다. 트럼프 측은 향후 20년간 전략자산으로 비트코인을 보유한다는 내용의 '비트코인 액트(BITCOIN ACT)' 법안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비트코인 액트는 '국가 차원의 최적화된 투자를 통한 혁신, 기술 및 경쟁력 강화(Boosting Innovation, Technology, and Competitiveness through Optimized Investment Nationwide)'에서 각 단어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약어이기도 하다. 법안의 핵심은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 법안(SBR) ▲체계화된 비트코인 매수 프로그램 ▲포괄적인 국가적 보관 정책 등을 마련하는 것이다.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업체 얼터너티브에 따르면 이날 기준 투자심리를 지수로 표시한 공포·탐욕 지수는 73점(탐욕)이다. 전주의 80점(극단적 탐욕)보다 한 단계 낮아진 수준이다. 얼터너티브의 공포·탐욕 지수는 0점으로 갈수록 투자에 대해 비관하는 극도의 공포를 느끼고, 100점에 근접할수록 낙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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