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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개인맞춤형 치료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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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 유전자 맞춤형 치료법 발견

[과학을 읽다]개인맞춤형 치료 어디까지 왔나 ▲많은 사람들은 생명과학자들이 유전체 분석을 통해 질병과 치료법을 찾아내기를 희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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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생명공학 분야에서 요즈음 가장 큰 화두는 개인 맞춤형 치료에 있습니다. 개인별로 유전자가 다르고 환경적 영향으로 여러 가지 변이가 일어납니다. 부모로부터 물려받는 유전자에 따라 사후에 발생 가능한 질병까지 예측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여러 가지 상황에 따라 개인별 치료법이 달라야 하고 이를 알기 위해서는 복잡한 DNA 구조는 물론 개인별 유전자 특성도 파악해야 합니다.

유전체(Genome)에 대한 각국의 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배경입니다. 영국과 미국은 물론 중국도 최근 유전체 분석 기법과 이를 위한 투자에 적극 나섰습니다. 미래 의학은 이 같은 유전체 분석을 통한 맞춤형 치료제 개발과 사전 예방치료까지 가능한 시스템으로 발전할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연구팀이 자가 면역성 장질환의 원인을 규명하고 맞춤형 약물 치료제 개발의 길을 열었습니다. 인체의 면역조절에 관여하는 단백질인 CTLA4(면역반응의 과도한 활성화로 인한 신체손상을 막는 단백질)에 발생한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하는 자가 면역성 장질환의 원인을 규명했습니다. 이에 대한 맞춤형 약물치료를 통해 임상적으로 상태가 좋아진 것을 확인했습니다.

희귀질환의 유전적 발병 원인에 대한 연구는 아직 시작단계에 있습니다. 더욱이 초희귀성 질환(ultra-rare disease)에 대한 연구는 거의 없는 상태나 다름없습니다. 이론적으로 약 2만개나 되는 유전자에 무작위적으로 돌연변이가 생긴다면 그만큼 다양한 질환이 생길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입니다. 차세대 염기서열 해독법과 같은 기술적 발달로 최근에 들어서야 관련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A 환자는 자가 면역증세로 극심한 설사, 빈혈, 간염, 위암 등으로 고통을 겪어왔습니다. 의학적으로 A 환자의 증상이 규명되지 않아 치료법을 찾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연구팀은 기존에 구축했던 전장 엑솜 염기서열 해독법(whole exome sequencing, 전체 유전체 상에서 단백질을 만들 수 있는 전체의 1% 정도의 염기서열만 선택적으로 해독하는 기술)을 이용해 환자 특이적으로 발생한 CTLA4 유전자상의 돌연변이를 발견했습니다. 이 돌연변이가 과도한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기능을 막아 그 환자에게서 자가 면역 증세가 나타난다는 것을 밝혀낸 것이죠.


연구팀은 이 같은 발견에서 더 나아가 CTLA4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아바타셉트(CTRL4의 기능을 모방, 면역반응을 억제해 류마티스관절염과 같은 자가 면혁질환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라는 약제를 환자에게 투여했습니다. 결과적으로 A 환자의 증세가 나아지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 처럼 원인이 불명확하던 환자의 증상의 원인을 밝혀내고 그 원인을 이해함으로서 그에 알맞은 치료법을 제시해 실제 환자의 증세가 개선된 것이죠. 유전체 해독을 통해 질환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 돌연변이를 밝히고 실제 치료에 성공한 겁니다.


이번 연구는 서울대 최무림 교수 연구팀이 진행했습니다. 연구결과는 의과학 분야의 학술지인 '알레르기 및 임상면역학 저널(Journal of Allergy and Clinical Immunology)' 온라인판 10월 15일자에 실렸습니다.


최 교수는 "질환의 원인을 알 수 없는 환자의 유전체 분석을 통해 병의 원인이 되는 돌연변이를 규명하고 이에 알맞은 치료법을 제시한 연구"라며 "미래 의학은 맞춤형(personalized), 정밀의학(precision medicine)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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