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銀, 무인 단말기서 은행업무 가능한 키오스크 시범 운영
[아시아경제 강구귀 기자] # 서울에 사는 이소희(29세)씨는 미국 여행을 가기 전 국제현금(체크) 카드를 만들기 위해 집 근처 한국씨티은행을 방문했다. 씨티은행 계좌가 있던 터여서 카드 발급이 번거롭지 않을 것이라 여겼다. 그런데 행원이 카드 수수료로 3만원을 요구해 깜짝 놀랐다. 이 씨가 "카드 발급은 무료가 아니냐"고 물었더니 행원은 "얼마 전부터 수수료를 받기 시작했다. 무료로 카드를 발급하려면 사전신청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사전신청서비스는 스마트폰이나 PC로 인터넷에 접속해 관련 정보를 입력하는 서비스다. 행원의 설명으로 이 씨는 사전신청서비스를 완료해 3만원을 아낄 수 있었다.
이 씨의 사례는 앞으로 달라질 한국씨티은행의 창구 모습이다. 오는 23일부터 사전신청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으면 카드를 발급할 때 수수료 3만원이 붙는다. 그 전까지는 무료였다. 유료로 바뀐 배경에 대해 한국씨티은행 관계자는 "국제현금(체크)카드는 특정 시기(방학), 특정 영업점에 수요가 몰리는 상품이어서 다른 고객들의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불편을 야기했다"며 "고객 편의성을 높이고, 지점 체류시간을 줄임으로써 다른 고객분들께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씨티은행의 이같은 행보는 시중은행들이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점포 수를 줄이는 것과 무관치 않다. 점포 수가 줄어들면서 일부 영업점은 창구 업무가 늘어 고객들의 대기 시간이 증가했다. 시중은행들은 이를 해결하려고 이른바 '셀프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시중 5대은행은 점포수는 2013년 5308개에서 올해 5117개로 줄었다. 2년새 191개의 점포가 사라진 셈이다. 개별 은행별로 같은 기간 신한은행 943개에서 899개, 우리은행 989개에서 957개, 국민은행 1207개에서 1151개, 하나은행 980개에서 933개, 농협은행 1189개에서 1177개로 모두 줄었다. 신한은행도 셀프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 최근 '키오스크'를 일부 영업점에 설치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테스트하고 있다. 키오스크는 행정기관·금융사·백화점·전시장 등 공공장소에 설치된 무인단말기다. 예금과 출금, 계좌이체 등 기본적인 현금자동입출금기(ATM) 기능은 물론 적금·청약·펀드와 같은 금융상품 가입도 가능하다. 또한 대출·환전·해외송금 등의 금융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통장·카드발급도 가능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키오스크가 행원들의 업무 부담을 일정 부분 덜어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테스트가 끝나면 연내 고객들이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셀프 서비스의 원조로 은행 앱(어플리케이션)을 빼놓을 수 없다. 우리은행은 위비뱅크 앱을 통해 고객이 모바일 대출을 간단하고 빠르게 이용할 수 있게 했다. 현재까지 다운로드한 사람의 수는 14만명이다. 위비뱅크의 모바일 대출은 SGI서울보증과 협약을 통해 진행한다. 최대 1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현재까지 대출건수는 9900건, 대출규모는 390억원이다. 기업은행은 지난 6월 아이원뱅크 앱을 출시했다. 기본적인 은행 기능부터 교통카드 충전, 바코드 결제, 간편송금 등 금융과 관련된 다양한 기능을 탑재했다. '손 안의 은행'이라는 뜻에서 풀 뱅킹(Full-Banking) 서비스를 한다는 것이 기업은행의 설명이다. 뱅킹서비스, 펀드 상품 가입, 자산관리는 물론 환율 서비스까지 가능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비대면 서비스가 점포 서비스를 대신해가고 있는 추세"라며 "셀프 서비스가 확대되는 것은 점포 축소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강구귀 기자 ni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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