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住테크' 욕망이 살아나야 부동산 시장이 산다"
주택시장에서의 순기능 극대화 필요
가계부채·미분양 선제적 대응 나서야
내년 세종시대 개막 새로운 도약 준비
지역발전, 투자확대·고용 창출 우선
지난 6월 취임한 김동주 국토연구원장은 세종 이전 대책, 신규 연구인력 유치 등 내부적으로 쌓인 과제를 풀어내느라 여념이 없다. 그러면서도 주택, 도로를 비롯한 다양한 정책 과제를 연구 중이다. 김 원장은 "센터별로 국토발전과 국민 행복을 선도하는 정책 연구가 선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지 정기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백소아 기자 sharp2046@
[대담=소민호 사회부장 겸 건설부동산부장] "현재 주택시장은 침체국면에서 벗어나 확장국면에 있어요. 매매시장은 거래가 활성화됐지만 수급 불일치로 전셋값은 오르고 임대차가구의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있죠. 월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임대차시장의 구조변화가 일고 있어요. 문제는 향후 금리인상과 입주물량 증가인데, 주택 실수요가 위축되지 않도록 지원책을 고민할 때입니다."
취임한 지 3개월 남짓 된 김동주 국토연구원장의 고민이 주택시장에 모아져 있다. 주택시장이 한창 구조적 변화의 소용돌이에 있는지라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어서다.
국민의 삶과 직결된 문제이고 내수와 깊은 연관이 있는 사안이기도 하다. 김 원장은 "정부가 시장구조의 변화를 인지하고 지속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으면서도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는 못했다. "가계부채 문제, 미분양 등에 대한 선제적인 리스크(위험 부담) 관리에 들어가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주택시장 구조 변화…다주택자 순기능 극대화해야"= 최근 주택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정부가 '풀 규제를 다 풀었다'고 할 만큼 부동산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하면서 주택 매매 거래가 활성화됐다. 지난해 주택 매매 거래는 100만5000가구로 2006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는 이보다 더 많은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동시에 임차시장은 불안정해졌다. 임차시장의 구조 변화로 인한 수급 불일치가 원인이다.
김 원장은 "세입자는 전세를 선호하는데 집주인은 은행 이자율 하락에 따라 수익이 높은 월세 전환을 희망하면서 시중에 전세 물량이 감소하고 있다"며 "세입자는 전세금 상승분에 해당하는 목돈을 마련하거나 보증부 월세로 바꿔야 하는 등 임차가구의 주거비 부담이 불가피해졌다"고 말했다. 김 원장이 전월세 저소득 서민의 주거비 증가에 대한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이유다.
임차가구와 별도로 자가 구입이 가능한 계층의 경우 매매 거래로 이어지도록 인센티브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특히 다주택자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주택시장의 여건이 과거와 크게 달라진 만큼 임차시장에 미치는 다주택자의 긍정적인 효과를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다. 과거 주택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던 시기에는 주택을 두 채 이상 소유하는 것을 투기라고 인식했다. 정부 정책의 기본 방침도 '1가구 1주택'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시대가 달라졌고 시장 환경도 변했다. 주택보급률이 100%를 웃돌면서 절대적인 주택의 양적 문제가 해소된 것이다.
김 원장은 "공공임대주택은 준공 시간과 택지 등의 제약조건이 많은 데 비해 일반적인 전세입자는 민간임대주택시장에 있다"며 "다주택자가 민간임대주택시장에서 주요한 공급자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순기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주택시장은 어떤 변화를 겪게 될까. 일단 부동산 3법 통과, 주택담보대출비율(LTV)ㆍ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 저금리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 안정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향후 금리인상과 입주물량 증가 등이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김 원장은 "주택시장 여건을 감안해 가계부채 문제와 관련된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되 주택 실수요가 위축되지 않도록 선별적 금융지원이 필요하다"며 "지속적인 임차서민의 주거 안정 지원, 분양물량 증가에 대응한 미분양 리스크 관리 등도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제3의 도약…'세종시대'를 앞두다= 김 원장이 취임과 동시에 직면한 연구원 내부 문제도 있다. 내년 말 세종 이전이다. 국토연구원은 1978년 설립된 이후 1994년 서울에서 경기도 안양의 평촌 청사로 이전했다. 앞으로 세종으로 두 번째 이전을 할 텐데, 국토균형발전이라는 큰 틀 안에서 국토 발전과 맥을 함께해온 국토연구원의 이전은 큰 의미가 있다.
김 원장은 "이제 물리적인 양적 팽창과 발전의 시기에서 미래지향적, 국민체감형, 현장중심적 연구를 강화할 때"라며 "내부적으로는 연구원 설립 이후 40년 가까운 시기가 지나 연구인력의 세대 교체가 가시화되고 있고 연구ㆍ정책 여건도 급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외부 여건 변화를 감안, 김 원장은 취임 이후 변화를 꾀했다. 연구원의 역할과 방향을 재정립해 미래 지향적인 국토정책 연구를 선도하고 정책 대응의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기존 본부 중심으로 움직이던 큰 조직은 센터 중심으로 재편했다. 본부 체제보다 덩치는 작지만 유연성과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 만큼 주요 이슈별로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김 원장은 지역발전 정책도 바뀌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지금까지는 중앙정부 주도로 강력한 국토균형발전정책이 시행돼왔다.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이 그중 하나다. 김 원장은 "앞으로 기존 인프라 여건을 바탕으로 해 지역현장에서 질 높은 교육, 풍성한 문화, 사각지대 없는 복지를 누릴 수 있는 정책이 강화돼야 한다"며 "생활여건 취약지역을 집중 개선하고 전국 주요 지역에서 진행 중인 도시재생을 통해 주민들이 정책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무엇보다 지역의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을 시급한 문제로 꼽았다. 기업 활동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과감하게 개선하고 기업ㆍ연구소 등의 원활한 교류와 협력을 토대로 한 창조경제 생태계가 지역별로 갖춰져야 한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과거와 같이 보여주기식 일회성 행사나 대규모 개발 사업이 아니라 창조경제가 지역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도록 지역발전 패러다임과 전략을 과감히 혁신해야 한다"며 "분산되고 중복된 정부 지원체계도 효율적이고 집중적으로 재편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리=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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