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1200억원대 '경기도청' 매입한다

수원월드컵경기장 경기도 지분 40%와 경기문화의전당 땅 수원시지분 100% 맞교환도 성사될 듯

경기도청

[아시아경제(수원)=이영규 기자] 경기도 수원시가 1200억원대로 평가되는 현 경기도청사(수원시 효원로1가)를 매입하겠다고 나섰다. 경기도는 2018년까지 수원 영통 광교신도시에 청사를 신축, 이전한다.

수원시는 자체 재원을 통해 분할 매입하기로 하고 오는 12일 열리는 수원시의회 임시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설명할 예정이다. 수원시는 아울러 13년간 경기도와 갈등을 빚어 온 수원월드컵경기장 경기도 지분(40%)과 경기문화의전당 부지 수원시 지분(100%)도 맞교환하기로 했다.

2일 경기도와 수원시에 따르면 도는 지난 6월9일 경기도청사를 매입해 달라는 공문을 수원시에 전달했고, 양 측은 곧바로 협상단을 꾸려 실무협상에 들어갔다.

수원시 관계자는 "한 달전쯤 경기도에서 도청사 매입 여부를 결정해 달라는 공문이 왔고, 수원시 간부 공무원들이 모두 참여하는 토론회가 내부적으로 열렸다"면서 "토론회에서 도청사 매입에 반대하는 의견이 거의 없었다"고 전했다.

수원시는 이에 따라 오는 12일 수원시의회 임시회에서 의원들을 상대로 경기도청사 매입 결정과 그간 경기도와 벌여온 협상 과정 등을 설명한다. 또 의원들로부터 도청사 활용방안에 대한 의견도 구한다. 수원시는 도청사 건물과 땅을 자체 재원을 통해 분할 매입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경기도청사는 1200억~1246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경기도청사는 전체 부지면적 6만5900㎡에 구관ㆍ신관ㆍ제2별관ㆍ제3별관 그리고 경기도의회 등 모두 5개 건물로 구성돼 있다. 구관은 4층에 연면적 9173㎡로 1967년 지어졌다. 신관은 역시 4층에 연면적 4629㎡로 1980년 건립됐다. 제2별관은 연면적 8120㎡에 8층이고, 건립연도는 1990년이다. 제3별관은 2008년 건립됐으며 연면적은 6464㎡이고, 4층이다. 도의회 건물은 1만9359㎡에 4층으로 1993년 지어졌다. 특히 경기도는 구관 건물과 도지사 공관에 대한 문화재 등록을 추진하고 있다.

수원시는 이번 협상과정에서 그간 경기도와 갈등을 빚어온 경기문화의전당 부지와 수원월드컵경기장에 대한 지분정리도 끝내기로 했다.

수원월드컵경기장은 현재 경기도와 수원시가 6대 4로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이 지분 비율은 경기장을 운영하는 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이러다보니 이사장은 도지사가, 부이사장은 수원시장이 맡고 있고, 이사회 15명 중 경기도 출신이 10명이다.

문제는 경기도가 이사회를 장악하면서 크고 작은 갈등이 계속됐다. 수원시는 2013년 지역 스포츠 활성화를 이유로 수원 연고의 삼성블루윙즈축구단에 운영권을 이관해 달라고 경기도에 제의했지만 거절당하기도 했다. 당시 수원시는 주경기장과 구단사무실, 2층 광고판, 4층 스카이박스 등 경기장 운영권 이관을 요구했지만, 경기도는 '공익성이 사라질 수 있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경기도문화의전당은 반대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4만8000㎡의 땅은 수원시가 갖고 있고, 건물은 경기도 소유다. 이러다보니 경기도는 건물 증·개축 등을 할 때면 수원시의 눈치를 봐야 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수원시가 도청사 매입을 결정한 만큼 수원시의회의 반대만 없다면 빅딜이 성사된 것이나 다름없다"며 "특히 경기문화의전당과 수원월드컵경기장 지분 정리가 말끔하게 끝난다면 두 기관 모두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는 수원 영통 광교신도시 내 공공청사 4-1블록 5만9000㎡에 신청사를 지어 2018년 이전한다. 건물은 모두 3개동으로 ▲지하 2층, 지상 25층 규모의 경기도청 ▲지상 6층 규모의 경기도의회 ▲지상 6층 규모의 소방상황동 등이다. 총 예산은 건축비 2716억원, 부지매입비 1427억원, 설계비 130억원 등 4273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