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대전) 정일웅 기자] ‘학과 통폐합, 정원감축, 등록금 인하 또는 동결’ 등을 키워드로 한 대학 구조개혁이 충청권 대학가의 비정규직원 양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30일 대학알리미 등에 따르면 올해 충청권 소재 대학가의 비정규직원 비율은 최대 70%후반에 이른다.
지역·대학별 현황에서 비정규직원 비율 ‘상위권’ 대학은 대전 소재 ▲을지대 78.37% ▲우송대 77.24% ▲한남대 45.13%와 충남 소재 ▲선문대 60.08% ▲호서대 48.85% ▲백석대 44.62%, 충북 소재 ▲청주대 42.30% ▲한국교원대 34.81% ▲서원대 34.12% 등이 꼽힌다.
또 2013년 대비 올해 비정규직원 비율이 소폭이나마 늘어난 지역별 주요대학은 대전대, 배재대, 을지대, 한남대, 한밭대(이상 대전지역 8개 대학 중 5개 대학)와 건양대, 단국대(천안), 백석대, 상명대, 선문대(이상 충남지역 8개 대학 중 5개 대학), 건국대(글로컬), 서원대, 청주대, 중부대, 한국교원대(이상 충북지역 7개 대학 중 5개 대학) 등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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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의 비정규직 증원은 부족한 직원 정원을 채워가는 동시에 재정적 부담과 고용부담을 경감시키는 하나의 방편이 된다. 가령 정규직원의 빈자리를 비정규직으로 채울 때 대학은 일정부분 임금부담을 줄이고 구조개혁에 따른 ‘외형 줄이기(운영규모의 슬림화)’에서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와 관련해 한남대(대전)는 2013년 180명이던 직원 정원을 올해 226명으로 늘리는 과정에서 비정규직원 비중을 59명에서 102명으로 높였고 선문대(충남)는 전체 직원 수를 30명 증원하면서 비정규직원은 기존보다 32명 늘렸다. 같은 기간 충북대는 증원된 직원 15명 중 12명이 비정규직으로 채워졌다.
지역 대학가의 한 관계자는 “최근 대학가는 신규채용 또는 정년퇴직 등 직원 자연감소분을 비정규직으로 충원하는 추세”라며 “구조개혁 여파로 대학가의 재정적 운신의 폭이 점차 좁아지면서 비정규직 채용으로 임금과 고용부문에 탄력성을 확보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비정규직원의 증가는 기존 정규직원들에게 의도하지 않은 부담이 되기도 한다. 특성화사업 등으로 대학 내 일거리가 꾸준히 늘고 있는 반면 직원 충원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충원이 된다해도 대부분 비정규직원들로 채워지면서 정규직원들의 실제 업무량은 기존보다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게 대체적인 분위기다.
또 다른 대학 관계자는 “통상 비정규직원은 계약기간을 정해두고 채용되기 마련”이라며 “이는 전문성을 갖춘 인력선발 자체를 어렵게 하고 책임감을 강제해 업무를 분담할 수도 없게 한다”고 했다.
이어 “결국 대학 실과별로 늘어난 사업 기획과 그에 따른 추진업무는 정규직원들에게 고스란히 떠넘겨지게 된다”는 그는 “때문에 하루 12시간 이상을 일에 매여 사는 직원들도 적잖다”며 “대학이 구조개혁으로 학생 수와 재정지출 등 외형 줄이기에 나서는 사이 직원들은 눈에 띄지 않는 희생자가 돼 간다”고 긴 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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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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