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버섯 주의보...일반 상식 어긋난 독버섯 많아...10년간 18명 사망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1. 서울의 한 산악회 회원 강모(여·49)씨 등은 지난 12일 설악산을 올라갔다 내려오면서 무심코 채취한 버섯을 구워 먹었다가 일행 19명이 병원 신세를 졌다. 식용 버섯과 비슷했지만 알고보니 독버섯이었다. 강씨 일행은 구토와 설사, 호흡 곤란 증세을 호소해 아직도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2. 강원도 홍천에 최근 귀농한 A씨는 얼마전 산에서 캔 버섯을 주변의 만류에도 먹었다가 사경을 헤매고 있다. 버섯의 독성이 강해 신장이 훼손되고 한때 심장마비까지 와서 치료에 애를 먹고 있다. A씨는 평소 얕은 지식에 식용 버섯과 모양·색깔이 비슷하다는 판단으로 함부로 버섯을 먹었다가 목숨을 잃을 지경에 놓여 있다.
추석 연휴를 맞아 성묘길이나 등산길에 버섯을 채취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전문가의 도움 없이 함부로 색깔·모양만 갖고 판단해 식용했다가는 큰 일을 치루는 수가 있다.
27일 산림청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5년부터 올해 7월까지 독버섯 중독 사고는 총 61건 206명으로 이중 18명이 사망했다.
연도별로는 2010년이 17건 발생, 74명 중독, 6명 사망으로 가장 많았고, 올해엔 6건 6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버섯의 주 발생온도는 20~25℃로, 휴가철인 여름과 가을철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며, 특히 식용버섯과 독버섯이 함께 자라는 경우가 많아 야생버섯 섭취로 인한 중독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 알려진 1901종의 버섯 중 식용버섯 27%(517종), 독버섯 13%(243종), 약용버섯 11%(204종) 등 절반 가량만이 구별이 가능며 나머지는 전문가들 조차 구별하기가 어렵다.
특히 일반적으로 알려진 상식 가운데 잘못된 것이 많아 독버섯을 식용 버섯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많아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화려한 것은 독버섯이고 평범한 것은 식용 버섯"이라는 편견이 대표적이다. 독우산광대버섯처럼 흰색의 평범한 모양을 가진 독버섯도 있다.
독버섯은 세로로 찢어지지 않는다거나, 나무에서 자라고 벌레 먹은 흔적이 있으면 식용이라고 여기는 것도 잘못일 수 있다. 독버섯을 넣은 요리에 은수저를 대면 색이 변한다는 통설도 잘못된 상식의 하나다.
최근 개나리광대버섯, 절구버섯아재비, 붉은사슴뿔버섯, 독우산광대버섯 등을 식용 버섯으로 착각하고 먹었다가 중독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개나리광대버섯과 절구버섯아재비의 경우 식후 평균 10~12시간 후에 메스꺼움, 복통, 구토, 출혈성 설사가 발생하고, 2~4일 경에 복통, 경련, 간부전증, 신부전증, 혼수상태를 동반하며, 심하면 4~7일 사이에 사망에 이르게 된다.
붉은사슴뿔버섯의 경우 식후 30분경 복통, 두통, 마비, 구토, 설사, 피부괴사, 탈모, 혈구세포 감소, 장기부전, 뇌장애 등으로 사망한다. 독우산광대버섯의 경우 시클로펩티드란 엄청난 독소물질 때문에 먹으면 간부전 증상이 나타난 뒤 바로 사망에 이르게 된다.
버섯은 서식지 환경이나 생장단계에 따라 색과 모양의 변화가 심하고, 채취한 버섯 일부에 독버섯이 섞여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야생버섯은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만약 먹었다면 즉시 119에 신고하고 의료 기관에 가서 치료를 받는 게 좋다. 독버섯 중독은 대부분 2가지 이상의 독버섯을 섞어 먹은 경우가 많아, 먹고 남은 버섯을 챙겨가면 치료를 더 원활하게 받을 수 있다. 아직 의식이 있다면 물을 마시고 토하게 해야 한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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