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구귀 기자] 한국수출입은행이 다른 금융기관과 경쟁할 수 없도록 규정한 한국수출입은행법을 위반해 20조원 이상을 시중은행이 취급 가능한 여신에 대출해줬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광온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3일 수출입은행에서 제출받은 '여신종류별 대출잔액 추이'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이 대출해 준 20조3783억원은 '시중은행에서 취급하는 여신'과 항목이 겹친다. 지난해말 수출입은행 전체 대출잔액 58조1300억원의 35%에 달하는 규모다.
한국수출입은행법 24조는 '업무를 할 때 다른 금융기관과 협력하거나 그 기능을 보완·장려해야 하며 경쟁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박 의원은 재정경제부가 지난 2007년 9월 '국책은행 역할 재정립 방안' 방침에 따라 시장 마찰 가능성이 있는 업무는 축소하도록 했는데 오히려 수출입은행의 해당 대출은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중은행이 많이 취급하는 운영자금 성격의 포괄수출금융, 외국법인 사업자금 대출 등을 중단했어야 하지만 2007년에 비해 지난해말 해당분야의 대출잔액이 오히려 14조1281억원 늘었다"고 말했다.
강구귀 기자 ni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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