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러시아월드컵 亞예선 레바논전
토트넘으로 복귀…김민우 등 물망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손흥민(23·토트넘)의 대체 선수를 찾아라.'
축구대표팀이 8일 오후 11시(한국시간) 레바논 남부 시돈의 무니시팔 스타디움에서 레바논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원정경기를 한다. 관건은 손흥민이 빠진 왼쪽 측면 공격수 자리를 어떻게 메우느냐다.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이적 절차를 마무리하고 새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에 적응하기 위해 지난 6일 잉글랜드로 떠났다. 레바논과의 경기는 뛰지 않는다. 그의 결장은 선수 한 명이 빠진다는 것 이상의 손실이다. 손흥민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61·독일)의 데뷔경기였던 지난해 10월 파라과이와의 친선경기(2-0 승)부터 국가대표 열아홉 경기에서 가장 많은 일곱 골을 넣었다. 특히 지난 3일 라오스와의 홈경기(8-0 승)에서는 세 골을 넣어 2011년 9월 2일 레바논과의 2014 브라질 월드컵 3차 예선 홈경기(6-0 승)에서 3득점한 박주영(30·FC서울) 이후 4년 만에 국가대표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그는 세트피스 전문 키커로 코너킥과 프리킥 등을 전담하기도 한다.
손흥민을 대체할 '플랜B' 찾기는 월드컵 본선행을 염두에 두고 어차피 거쳐야 할 과제였다. 부상 등의 변수를 고려하면서 대표팀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레바논전은 후보군의 가능성을 점검할 기회다. 첫 번째 카드로는 김민우(25·사간 도스)가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최전방 공격수 이정협(24·상주)이 부상으로 빠진 자리에 그를 대체 선수로 뽑았다. 원톱보다는 측면 공격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왼발이 주 무기인 김민우는 측면 수비까지 병행하는 폭넓은 움직임에 발이 빠르고 드리블 실력이 좋아 돌파와 크로스를 책임질 수 있다. 훈련에서는 코너킥 키커로도 나서 동료들과 호흡을 맞췄다. 슈틸리케 감독의 데뷔전에서 첫 골을 넣어 눈도장을 받기도 했다.
동아시아축구연맹 선수권대회(EAFF 동아시안컵)를 통해 주축 선수로 발돋움한 이재성(23·전북)도 측면 공격수로 뛸 수 있다. 그는 이청용(27·크리스털 팰리스)이 버틴 오른쪽 측면에서 경쟁하지만 소속팀에서 2선 공격을 자유롭게 오가면서 두 자리 이상을 맡는 '멀티 포지션'을 경험했다. 양발을 사용하며 상대 수비수의 움직임을 보고 방향을 바꾸는 드리블이 뛰어나 측면을 허무는데 힘을 보탤 수 있다. 득점력도 갖췄다. 우즈베키스탄과의 3월 친선경기(1-1 무)를 통해 국가대표로 데뷔한 그는 라오스전 쐐기 골 포함 여덟 경기에서 세 골을 넣었다. 2선 공격수들의 공격 가담을 통해 득점 기회를 만드는 슈틸리케 감독의 주문에 잘 부합한다.
라오스와의 경기에서 도움 세 개를 기록한 홍철(25·수원)의 위치이동도 고려해볼만하다. 그는 주 임무인 측면 수비수로 출전해왔으나 공격에 깊숙이 가담해 동료들에게 득점기회를 제공했다. 빠른 침투와 정확한 왼발 크로스가 장점이다. 세트피스 키커로도 손색이 없다. 측면 수비에 김진수(23·호펜하임), 박주호(28·도르트문트) 등 경쟁 선수가 충분해 공격적으로 활용하는데도 부담이 적다. 그는 "측면에서 자신감 있고 공격적으로 경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도움 해트트릭에 안주하지 않고 레바논과의 경기를 잘 준비하겠다"고 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