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인천시가 3년 전 토지리턴제 방식으로 매각한 송도 땅이 수백억원의 이자까지 얹어져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시는 싸이러스송도개발㈜(교보증권이 설립한 SPC)이 2012년 9월 매입한 송도 6·8공구 부지에 대한 리턴권(특별계약해지청구권)을 행사했다고 20일 밝혔다.
토지리턴제는 토지 매수자가 원하면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매도인이 원금과 이자를 지불하고 땅을 다시 사들이는 방식의 거래다.
시는 당시 교보에 송도 6·8공구 3개 필지 34만7000㎡를 토지리턴제 방식으로 8520억원에 매각했다. 교보 측은 아파트 건설이 추진되는 A3 부지를 제외하고 A1·R1 등 2개 필지 22만5000㎡에 대한 리턴권을 행사했다.
이에 따라 인천시는 A1·R1 부지를 돌려받는 대신 다음달 7일까지 교보측에 이들 2개 필지에 대한 매각 원금과 이자를 합쳐 5900억원을 돌려줘야 한다.
시는 토지리턴을 막기 위해 지난 3월 교보측 요구에 따라 A3 아파트 가구수를 당초 2180가구에서 2708가구로 528가구나 늘려주는 특혜를 줬다. 하지만 결국 토지리턴에 따라 721억원에 달하는 이자비용만 날린 셈이 됐다.
2012년 매각 당시 현금유동성 위기를 겪던 인천시가 불가피하게 자산매각에 나섰다지만 결국 토지리턴에 발목이 잡혀 가뜩이나 어려운 시 재정에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인천시는 해당 토지를 인천도시공사에 매각하고, 도시공사는 이를 토지신탁회사에 맡겨 교보측에 줄 자금을 조달할 방침이다. 시는 토지를 신탁해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을 발행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도시공사의 부채비율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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