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현대에 울산·경주·목포의 현대호텔 경영권 넘겨…향후 경포대 씨마크호텔의 경영권도 이전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현대중공업이 국내 호텔사업을 계열사로 완전 분리한다. 그간 국내에 소유하고 있던 4개 호텔의 경영권을 호텔현대에 넘겨주면서 본업인 조선업에 집중하겠다는 모양새다. 현대중공업은 울산ㆍ경주ㆍ목포의 현대호텔뿐 아니라 최근 오픈한 6성급 경포대 씨마크호텔의 경영권도 호텔현대 측으로 이전할 방침이어서 국내 호텔 사업을 계열사인 호텔현대가 모두 맡게 됐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날 현대중공업은 호텔현대에 2486억원을 출자한다. 이는 현금출자 735억원과 현물출자 1751억원을 합산한 금액이다. 현물출자 대상물은 현대호텔(울산ㆍ경주)의 토지, 건물, 구축물 등이다. 이날 현대삼호중공업 역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현대호텔(목포)을 호텔현대에 569억6800만원에 양도한다고 밝혔다.
공시에는 적시하지 않았지만 호텔현대는 현대중공업이 현금 출자한 735억원을 이들 호텔을 인수하는 데 쓸 계획이다. 이로써 해외에 있는 호텔을 제외하고는 현대중공업이 소유한 4개 호텔 경영권을 호텔현대가 거머쥐게 됐다. 비상장사인 호텔현대는 2009년 현대중공업 계열사로 편입됐다. 현대중공업은 당시 이 회사를 11억1400만원에 인수했다.
이 같은 현대중공업의 호텔 사업 계열사 양도를 두고 여러 해석들이 나온다. 무엇보다 호텔 사업에 대한 책임경영이 가능해졌다. 일각에서는 지분율 변동 없이 명의만 넘겨받는다고 해서 책임경영이 강화되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출자 후에도 호텔현대의 최대주주(지분율 100%)는 여전히 현대중공업이기 때문이다.
호텔현대 관계자는 "과거에는 위임관리만 했기 때문에 적자가 나든 흑자가 나든 상관없이 관리에 대한 보수를 받았다"면서 "이제는 실적 공과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져야 하기 때문에 이런 의미에서 책임경영이 강화됐다고 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호텔사업의 경영권을 넘기면서 주력 사업인 조선업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부터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해 왔다. 이의 일환으로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2월 그룹의 자원개발 전문 투자회사인 현대자원개발을 현대종합상사로 이관했다. 현대자원개발은 호텔현대와 마찬가지로 그동안 현대종합상사의 광물 및 유전 자산, 현대중공업의 농경지 자산을 위탁 관리해 왔다.
조선업과 무관한 사업의 경영권 혹은 지분을 관련 계열사로 이전하는 까닭은 현재 현대중공업이 처한 상황과 무관치 않다. 현대중공업은 2013년 4분기부터 7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내고 있다. 올 2분기 연결기준 1710억원의 잠정 영업 손실을 냈다. 현대삼호중공업 역시 2189억7300만원(분기보고서 기준) 순손실을 기록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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