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稅戰 시작…총선 전 타겟팅 전쟁 "너만 죽자 vs 같이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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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법 정비 부대의견 추경안 통과, 정부 8월 초 세법개정안 제출
-정치권 세법 전쟁 본격화…내년 총선 앞 여야 모두 세법 부담
-지지층 피하는 타겟팅 전쟁 집중할 듯…세법 개정 규모 작아질 수도


[아시아경제 전슬기 기자]"올해는 내년 총선 때문에 표 떨어질까봐 세법 많이 못 건드려요. 세법 정상화라고 하지만 야당도 막상 많이 못 건드릴걸요" (기획재정위원회 여당 A의원)

세법 정비를 부대의견으로 포함한 추가경정 예산이 24일 국회를 통과하며 정치권 '세금 전쟁'이 본격화 될 조짐이다. 다만, 여야 모두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어 표심(票心)과 직결되는 세금 문제를 건드리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세수 확보라는 필요성과 표심 사이에서 각자의 지지층을 피하는 '증세 타겟팅 전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 사이에서 공방은 가열될 수 있지만 여야 모두 '같이 살자'는 심정으로 올해 연말 세법 개정 규모는 예년 보다 크지 않을 것이란 예측도 흘러나온다.


여야는 24일 연례적 세수 결손 방지를 위해 소득세ㆍ법인세 등의 세입 정비 방안을 마련하는 부대의견을 첨부해 추경안을 통과시키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세법 개정안을 내달 초쯤 공개하는 것으로 계획을 잡고 있다. 부대의견을 낀 추경안이 넘어가고, 세법 개정안도 국회로 넘어오면서 정치권의 세금 전쟁은 본격화될 전망이다.

올해 세법 개정 규모의 변수는 내년 총선이다. 세금 문제는 어떤 사안 보다 표와 직결된다. 특히 여야는 올해 연말정산 파동으로 세법 개정의 무서움을 경험한 바 있다. 모두가 만족할 수 없다는 점도 세법 개정의 딜레마다. 총선 전 여야 모두 예년 보다 세법을 많이 건드리기 쉽지 않은 이유다.


여당 B의원은 "세금은 이해관계가 다 다르다"며 "연말정산에서도 봤듯이 뭘해도 여야 모두 욕 먹는게 세금 문제"라고 토로했다. 세법을 담당하는 기재위 소속 나성린 새누리당 의원은 "솔직히 내년 총선 앞두고 올해 세법은 정부에게 많이 가져오지 말라고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부담스럽지만 세법 개정의 필요성도 외면할 수는 없다. 세수결손 규모는 2012년 이후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2012년 국세수입 결손 규모는 2조8000억원에서 2013년 8조5000억원, 2014년 10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10조원을 돌파했다. 국회와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라면 올해도 10조원 상당의 세수결손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 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추경에도 5조6000억원 규모의 세수 결손 보완 세입 경정을 국회에 제출했다. 추경의 세입 경정 예산은 2000억원이 깎여 5조4000억원이 펑크난 세수를 메꾸는데 투입된다.


여야는 각자의 지지층을 피하는 타겟팅 전쟁에 골몰할 것으로 전망된다. 야당은 대기업과 고소득층을 상대로 법인세 인상 등 세법 개정을 요청하고 있다. 여당의 타겟팅은 반대다. 기업과 시장ㆍ자본가들에 대해 타격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세수 확보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직접적인 법인세 증세 보다는 기업들의 연구ㆍ개발(R&D) 비용과 관련한 세액공제를 줄이는 등 비과세ㆍ감면 축소로 우회적으로 세금을 거두는 방식이다. 오히려 증세 보다는 주택ㆍ전세자금 증여세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주는 감세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소득세도 여당이 맞불로 꺼낼 수 있는 카드다. 추경의 부대의견에는 법인세와 함께 소득세 정비도 포함됐다. 법인세가 기업에 해당되는 세금이라면 소득세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다. 법인세ㆍ소득세ㆍ부가가치세 중 조세 저항이 제일 큰 것이 소득세다. 야당의 법인세 인상 요구에 소득세 개정을 꺼내서 '같이 죽자'라는 분위기를 형성하면 공방 자체가 무마될 수도 있다. 야당은 소득세 개정에 대해 최고구간 신설 등 고소득층만 타겟으로 잡고 있다.


공방은 거세지만 여야 모두 합심해 올해 세법 개정이 결국 적은 규모로만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총선을 위해 같이 살자는 것이다. 당초 정부도 올해 세법 개정을 적은 규모로 검토한 바 있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와 가뭄 등 갑작스러운 경기 변동으로 세법 계획도 차질을 빚은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세수 결손을 막기 위해 여야 모두 증세를 이야기하지만, 실직적으로는 조세 특혜를 연장 하는 등 감세 법안을 합심해 슬며시 통과시킬 수도 있다. 정부는 세수 확보를 위해 일몰이 예정되는 조세 특례 혜택 조항 개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여야 의원들은 앞다퉈 지역구를 위한 조세 혜택 연장 법안을 쏟아내고 있다.




전슬기 기자 sgj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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