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해양플랜트 사업으로 최대 3조원대 손실을 입은 대우조선해양의 임원들이 위기극복 의지를 담은 결의문을 직원들에게 배포했다. 이들은 "사직 등 거취와 처우 일체를 최고경영자(CEO)에게 일임하겠다"며 백의종군의 뜻을 밝혔다.
대우조선해양 팀장 이상 임원 90명은 22일 오전 6시반부터 약 90분간 서울 본사 및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출근길 직원들에게 '당면 위기극복을 위한 임원 결의문'을 직접 전달했다. 결의문은 지난 주말 임원 긴급 워크샵에서 결의된 내용이다.
대우조선해양 임원들은 결의문을 통해 직원들에게 사죄의 마음을 전했다. 이들은 "현 위기를 사전에 예방하지 못하고 직원들에게 큰 실망감을 준 것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한다"며 "위기를 시황이나 외부 원인으로만 돌리기엔 우리 내부 원인도 컸음을 뼈를 깎는 마음으로 자성한다"고 밝혔다.
충정과 진심을 담아 회사의 절박한 위기 상황을 극복하겠다는 의지도 전했다. 이들은 "사직을 포함한 거취와 처우 등 일체를 CEO에 일임하고 백의종군하는 자세로 사력을 다하겠다"며 "주어진 목표는 반드시 달성하고 결과에 대한 책임은 회피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조직 이기주의, 보신주의, 권위주의를 배격하고 윤리경영에 모범을 보여 스스로에게 가장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겠다"며 "사즉생의 마음으로 회사 정상화에 모든 것을 걸고 일로 매진하겠다"고 결의했다.
이번 결의는 고통이나 책임을 일선 직원들에게 전가하지 않고 관리자급인 임원들부터 회사 위기 극복을 위해 솔선수범하겠다는 의지를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정성립 사장 역시 지난 20일 사내 인트라넷에 "유구무언의 마음으로 통렬한 자기 반성을 한다"며 "위기를 정면으로 마주서서 거품과 속병을 도려내 제대로 된 회사를 만들자"고 전한 바 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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