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20만6000명 고객 이탈 아프지만…불필요한 경쟁 끊겠다"
16년 지켜온 점유율 50% 스스로 무너뜨리며 자성
시장 정화위한 뚝심 행보
[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 20만5966명. 이는 이형희 SK텔레콤 이동통신업(MNO) 총괄(부사장)이 경쟁사에 빼앗긴 가입자 수다.
SK텔레콤의 MNO 총괄은 이동통신 사업을 책임지는 총사령관 자리다. 그만큼 막중한 자리다.
이 부사장은 대부분 대외협력(CR)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그만큼 이 부사장에 대한 그룹 최고위층의 신임이 두텁다는 의미다. 하지만 그는 그룹 최고위층의 신임이 무색할 정도의 올 상반기 성적표를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부사장은 14일 "더이상 점유율 경쟁을 하지 않겠다는 신념에는 지금도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취임 초기부터 경쟁사의 보조금 정책에 일절 대응하지 않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통상 이동통신업계에선 어느 한쪽이 보조금을 많이 써 가입자를 빼앗아 가면 이를 되찾기 위해 상대방보다 더 많은 보조금을 지급한다. 이것이 몇번 되풀이되면 시장은 걷잡을 수 없이 과열된다. 한번 보조금 경쟁이 불붙기 시작하면 아무래도 가장 유리한 것은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다.
실제 올 상반기 SK텔레콤은 보조금 경쟁에서 멀찌감치 비켜섰다. 그 결과 20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잃었다. 이같은 상황이 몇 개월째 이어지자, 영업 현장에서는 "우리도 대응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아우성쳤다.
그래도 그는 여전히 꿈쩍도 않고 있다. 이 부사장은 "누가 뭐라해도 내 임기 동안에는 반드시 불필요한 보조금 경쟁을 근절하겠다"는 의지를 다시한번 재확인했다.
그가 시장 정화에 강한 의지를 보이는 것은 오랜 CR 경험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동통신 스스로 소비자 기만 행위를 자행, 불신을 받고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SK텔레콤은 지난 2월 장기 미사용 선불 가입자 45만 회선을 직권해지하면서 16년간 지켜온 시장 점유율 50%를 스스로 무너뜨렸다. 점유율 50%는 SK텔레콤에게는 금과옥조나 마찬가지였다.
당시 업계는 조만간 점유율 50%를 다시회복할 것이라며 SK텔레콤의 진정성에 의심을 품었다.
하지만 SK텔레콤의 점유율은 그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내려갔다. 2월 49.60%였던 SK텔레콤의 점유율은 5월에는 49.49%까지 떨어졌다.
그는 "더이상 점유율 경쟁을 하지 않겠다는 신념에는 지금도 변화가 없다"며 "이동통신 시장에 잔뜩 끼어있는 거품을 걷어내 정상화시키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의 뚝심은 서서히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SK텔레콤의 번호이동 순감은 여전하지만 그 수는 올해 초에 비해 감소추세에 있다. 6월 번호이동 순감은 2만5110명으로 한참 때 4만명을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선전했다. 반대로 경쟁사의 번호이동 순증 규모도 감소하고 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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