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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베스트 부실 인수' 최경환에 보고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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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시설'의혹은 벗었지만 1조 손실 담당부처 책임 여전

'하베스트 부실 인수' 최경환에 보고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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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준용 기자] "최경환 장관을 만나서 하베스트에서 날(NARL)까지 포함해서 인수하라고 한다는 사실을 보고드렸나. 허락했나."(홍영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부인하지 않은 건 정확하다."(강영원 전 한국석유공사 사장)

2014년 국정감사장에서 나온 얘기다. 검찰은 강 전 사장 조사 등을 통해 '하베스트 부실인수'에 최경환 경제부총리(당시 지식경제부 장관)가 '지시'는 하지 않았지만 '보고'는 받은 것으로 파악했다. 최 부총리는 형사 처벌은 피할 가능성이 높지만 부처 수장으로 이 사업을 문제제기 없이 넘긴 책임은 여전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임관혁)는 6월 초에 하베스트 부실인수 의혹과 관련해 최 부총리에게 서면질의서를 보내 답변을 받았다고 23일 밝혔다. 당초 최 부총리는 지식경제부(현재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시절 석유공사에 1조원대 손실을 끼친 하베스트 부실인수를 지시했다는 의혹을 샀다. 감사원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2009년 10월 캐나다 정유회사인 하베스트 계열사 날(NARL)을 시세보다 3133억원이나 웃돈을 주고 주당 10달러(1조3700억원)에 사들였다. 또 5년 만에 1조원 이상 매각 손실을 남기고 팔았다.

하지만 검찰은 최 부총리의 서면답변과 피의자ㆍ참고인 조사 등에 따라 최 부총리는 하베스트 인수를 지시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검찰 관계자는 "석유공사 관계자의 진술을 종합하면 (하베스트를) 인수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지경부 면담 이후 급격하게 방향 선회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말한다"면서 "당시 지경부 장관에게 구체적 상황보고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최 부총리는 하베스트 인수를 기획해 주도적으로 지시했다는 의혹은 벗게 됐다. 형사처벌도 받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최 부총리는 강 전 사장에게 주도적으로 '지시'는 하지 않았더라도 '보고'를 받은 것은 사실로 확인됐다. 검찰에 따르면 당시 최 부총리가 강영원 전 한국석유공사 사장에게 구두 보고를 받고 "잘 검토를 해달라"는 취지로 이야기 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그는 당시 부처 장관으로서 책임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


아울러 하베스트 인수 시점부터 논란이 이는데도 이를 재고 논의에 올리지 않은 석유공사 이사회ㆍ지경부에도 비판이 제기될 전망이다. 검찰은 강 전 사장이 "하베스트 정유부문 계열사를 평가 가치의 80% 금액에 (싸게)샀다"며 실제와 다른 계약 내용을 이사회에 보고한 정황을 파악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인수 승인 전 국내외 언론의 혹평이 쏟아지는데도 당시 이사회ㆍ최 부총리를 비롯한 지경부 측은 석유공사의 해명만 듣고 이를 용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과 감사원 조사에 따르면 하베스트 인수 계약은 '이사회 승인 조건부 계약'으로 이사회나 감독 책임이 있는 지경부에서 제동을 걸었으면 위약금 없이 해지됐을 가능성이 높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하베스트 부실인수 과정에서 강 전 사장이 이 사업에 최종 책임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이달 1일에 이어 22일 그를 재소환했다. 검찰은 강 전 사장에게 업무상 배임 혐의를 물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박준용 기자 juney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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