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엔, 에스엠·와이지엔터 주가·시총 모두 앞질러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2015년 엔터주(株) 왕좌 자리는 에스엠도 와이지엔터테인먼트도 아닌 로엔엔터테인먼트그룹이 앉아 있다. 빅뱅·엑소 등 한류스타를 두루 보유한 에스엠과 와이지엔터의 주가가 더 높을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주가 시가총액 모두 로엔이 이들 기업을 앞질렀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9일 종가기준 엔터주 중 로엔은 에스엠과 와이지엔터보다 시가총액이 두배 이상 컸다. 로엔의 시총은 1조9020억원으로 코스닥 시총 순위 8위였다. 와이지엔터와 에스엠은 각각 6924억원, 6669억원이었다.
로엔은 서울음반이 모태인 종합엔터테인먼트그룹이다. 1982년 서울음반 상호로 법인을 설립해 2000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2005년 SK계열에 편입됐고 2008년 로엔엔터테인먼트 그룹으로 간판을 바꿔달았다. 2008년 SK텔레콤에서 멜론 사업을 양수하면서 본격적으로 음원 유통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최근 SK그룹에서 독립했다.
로엔 주가가 2년 새 3배 가까이 급등한 데는 다른 엔터기업이 스타매니지먼트 사업을 주력으로 삼고 있는데 반해 멜론을 보유하고 있는 영향이 컸다. 멜론은 1분기 말 기준 유료 가입자 수가 310만에 달한다. 와이지엔터 에스엠 등 다른 엔터기업과 달리 꼭 소속 연예인뿐 아니라 모든 가수들의 음반을 유통 기획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탈퇴 열애설 등 이슈에 따라 주가가 오르락내리락하는 다른 엔터기업보다 이에 따른 주가 리스크가 적다.
또 최근 활발한 투자도 주가를 끌어올린 요인이 됐다. 로엔은 2013년 말 스타쉽엔터테인먼트를 자회사로 인수한데 이어 지난 4월 중국 위에화엔터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지난달 킹콩엔터를 인수했다. 이달 투자 목적으로 FNC엔터테인먼트 주식 65만주(5.14%)를 110억원에 매입하기도 했다.
주가도 지난 2년 새 5배 가까이 뛰었다. 2013년 7월 1만5000원대였던 주가는 18일 종가기준 7만5200원이다. 같은 기간 에스엠 주가는 3만7000원대에서 3만2300원으로 하락했고 와이지엔터는 4만원대에서 4만6000원으로 소폭 올랐다. 소속사 스타파워와 주가가 비례하지 않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이런 왕성한 투자 활동에 대해 매각이 임박하면서 몸값을 올리려는 시도로 보는 시각도 있다. 현재 로엔의 최대주주는 스타인베스트홀딩스(SIH)로 지분율은 61.40%(분기보고서 기준)다. SIH는 투자업을 전문적으로 하는 회사로 국적은 몰타다. 지난 2013년 7월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양수도 계약을 통해 로엔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 당시 2만원 미만이였던 주가는 현재 7만 원대까지 뛰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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