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검찰이 '사형'을 구형하는 사건은 공통점이 있다. 여론의 공분을 샀다는 점이다. 검찰은 화답하듯 '사형'을 구형한다. 이를 통해 검찰은 엄정한 법 집행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킨다.
11일 서울중앙지법과 춘천지법 속초지원에서도 각각 그런 장면이 벌어졌다. 검찰은 서초동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았던 40대 가장 강모씨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양양 일가족 참변 방화사건 피의자 이모씨도 사형을 구형받았다.
이들에게 선처가 필요할까. 여론은 동의하지 않는다. 사형을 집행하라고 소리 높인다.
하지만 법원에서 사형을 선고하는 경우는 드물다. 형사사건 1심 판결을 기준으로 볼 때 2011년 1건, 2012년 2건, 2013년 2건에 불과하다. 그나마 법원 항소심과 상고심으로 넘어가면 무기징역으로 감형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대법원이 사형을 확정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얘기다.
한국은 1997년 23건의 사형집행 이후 18년째 사형집행 '제로'를 이어가고 있다. 검찰이 사형을 구형해도 실제 사형이 선고되기도 어렵고 사형집행은 더더욱 어렵다는 의미다.
검찰의 사형 구형은 엄격한 법리적 판단에 따른 결과일까. 장담하기 어렵다. 대전지법 천안지원은 10일 90억원대 보험금을 노리고 캄보디아인 아내를 살해한 혐의를 받았던 이모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씨가 실제로 누명을 쓴 것인지 단언하기 어렵기는 하다.
다만 검찰이 사형을 구형한 사건도 법원에서 무죄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점은 주목할 부분이다. 엄정한 법의 심판보다 중요한 것은 단 한 명의 억울한 피해자도 나오지 않게 하는 신중함에 있기 때문이다.
김진태 검찰총장은 최근 "범죄행위는 명백히 규명해 그에 상응하는 제재를 가하더라도 행위자는 존엄과 가치를 가진 인간으로서 존중해야 한다"고 검찰에 당부했다. 이참에 검찰이 여론에 휩쓸려 '구형' 판단의 균형을 잃은 적은 없었는지 되돌아봤으면 한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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